- 전국 20년초과 아파트값 1.9%p 하락 그쳐
준공 44년을 맞이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임세준 기자 |
정부가 각종 재건축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자 구축아파트들의 가격 하락 폭이 줄어들고 있다. 금리 상승과 집값 고점 인식 속 아직 본격적인 가격 반등이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발 호재가 풍부한 구축이 신축보다 투자 매력이 높게 평가받기 시작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20년 초과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99로 지난해 12월(100.9)보다 1.9%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11월(103.6)에서 12월 사이 2.7%포인트 하락한 것에 비해 내림세가 줄어들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가 92에서 89.4로 2.6%포인트 떨어진 것과 비교해 변동폭이 적었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지어진지 20년 초과 아파트는 지난달 94.5로 지난해 12월(96.2) 대비 1.7%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5년 이하 아파트는 96에서 93.9로 2.1%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구축 아파트의 거래량도 늘어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1월 30년 초과 아파트 매매는 174건으로 지난해 5월(251건) 이후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다. 거래 비중도 21.6%로 1년 새 최고치를 나타냈다.
강남 3구 대표적 재건축 추진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82㎡는 2021년 11월 32억 7880만원 최고가를 찍은 뒤 지난달 21억 75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6일 25억 600만원에 거래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처럼 구축 아파트의 가격이 더욱 견고한 데는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 이어 부동산 규제 완화안을 담은 1·3대책,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등을 발표하면서 개발 호재가 있는 구축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강남 재건축 최대어 대치동 은마아파트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정부에서 재건축 완화 대책을 꾸준히 내놓자 지방에서 가격을 묻는 전화도 늘어났다”면서 “아직 추가 하락을 우려해 신중한 감은 있지만 신축들에 비해서는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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