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올해 로봇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
  현대차, LG, 두산 등도 속도
  인구 절벽으로 로봇이 노동력 대체할 가능성↑
  4년 뒤 로봇 시장 규모 184조원 전망

LG전자의 LG 클로이 가이드봇. [LG전자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김지헌 기자] “10년째 OECD 출산율 꼴찌”

한국이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을 기록하며 저출산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노동력 부족이 국가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국내 주요 기업들이 로봇 사업 강화에 나서 향후 대체 노동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LG 등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로봇 사업 강화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유례 없는 인구절벽으로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좌할 수 있는 로봇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부 시장조사업체는 로봇 시장 규모가 200조원 가까이 성장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올해 로봇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주자는 삼성전자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3에서 “올해 안에 ‘EX1’이라는 이름의 보조기구 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년 전부터 로봇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2021년 2월 로봇사업화 테스크포스팀을 발족, 같은 해 12월에는 정식 사업팀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상표권과 기술 특허도 다수 등록했다. 지난해에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와 미국·캐나다 특허청에 ‘삼성봇’ 상표권을 등록했다. 삼성봇은 로봇청소기와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등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을 포괄하는 브랜드다. 지난해 3분기에는 로봇 관련 특허만 69개를 출원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이다. 지난달에는 ‘운동보조장치 및 이를 제어하는 방법’이라는 특허를 냈다.

공작기계 보조작업을 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두산 제공]

두산그룹의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협동로봇 E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협동로봇은 생산 현장에서 작업자와 같이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이다. 신제품 출시가 이뤄지면 두산 협동로봇 라인업은 기존 시리즈(M·A·H 시리즈)를 포함해 4개로 늘어난다. 글로벌 로봇 기업 중 가장 많은 협동로봇 제품군을 보유하게 된다.

HD현대의 현대로보틱스는 보다폰과 함께 서비스로봇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신제품은 현대로보틱스 서비스로봇에 보다폰의 AI, 5G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개 스폿과 함께 무대 위로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다른 기업들도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03년 국내 기업 최초로 로봇 청소기를 출시한 LG전자는 최근 자율주행과 센서, AI 등 핵심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호텔, 병원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로봇 솔루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립공주박물관과 국회박물관에 문화 해설과 길 안내 등 큐레이터 역할을 수행할 LG 클로이 가이드봇을 ‘큐아이’라는 이름으로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큐아이는 기존 제품 대비 관람 접근성을 한층 높였다.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거나 유모차를 동반한 관람객에게는 일반 안내와는 구분된 전용 경로를 별도로 제공한다.

현대차가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해 글로벌 물류회사 DHL과 1500만달러(약 196억원) 규모의 로봇 스트레치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물류 기업 요청으로 만들어진 스트레치는 트럭에서 박스를 시간당 최대 800개 내릴 수 있다. 최대 약 23㎏의 박스도 옮긴다.

현대로보틱스 서빙로봇. [현대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주요 기업들이 로봇 사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인구 절벽과 연관이 있다. 인구 감소로 생기는 노동력 부족 현상을 로봇이 해결하면 로봇 수요는 자연스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업들은 판단했다.

지난해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0.78명)을 기록한 우리나라에서도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협동 조리 로봇의 가맹점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협동 조리 로봇은 교촌치킨 특유의 튀김 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가맹점 내부 동선 등에 맞춰 움직임을 조정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로봇 시장 규모가 매년 1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브랜드에센스마켓리서치앤컨설팅은 2021년 약 352억달러(약 46조원)에 달했던 로봇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연평균 21.9%의 성장률을 보여 약 1409억달러(약 184조원)까지 성장한다고 예측했다. 국제로봇연맹은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가 2022년 360억달러(약 47조원)에서 2025년 530억달러(약 70조원)로 연평균 17% 증가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