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고소득 보장’ 의대 쏠림 현상?…가성비 봤더니[의대 블랙홀]
뉴스종합| 2023-02-26 08:27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영철·배두헌 기자] 이과 상위권 학생들의 의과대학 쏠림 현상이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이유야 복합적이지만 어쨌든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의사뿐만 아니라 자격증(라이선스)을 따는 ‘안정적 고소득’ 직군의 인기는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의사가 되기 위해 투자해야 할 시간과 비용 대비 평생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는 수입은 얼마나 될까. 3일 헤럴드경제는 실제 대학병원 의사와 공과대학 출신으로 전공을 살려 대기업 소속 연구원에서 일하는 직장인 그리고 인문대학을 나와 금융권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수입을 직접 들어봤다.

“성형외과·피부과는 평생 70억 수준…페이닥터는 절반”=현재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50대 중후반의 의사 A씨. A씨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피부과 의사나 성형외과 의사 등 개업의가 벌어들이는 평생 수익이 70억원 정도”라며 “페이닥터가 버는 평생 수익은 35억~4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발표된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보건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의사(인턴 및 레지던트 제외)의 월평균 추정 보수는 2020년 기준 1921만원, 연봉으로는 약 2억3000만원이다. 35세 전문의가 된 시점부터 65세 정년은퇴를 가정해 총 의사가 평생 벌어들이는 수익을 단순계산하면 69억원 정도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훨씬 더 많아지지만 여기에는 개업의뿐만 아니라 월급을 받는 페이닥터도 모두 포함된다.

상대적으로 비싼 대학등록금도 고려 사항이다. A씨는 6년의 학부생활을 거쳤다. 당시 학기당 등록금은 300만~400만원 사이. 12학기를 계산하면 4200만원 상당의 등록금을 지출했다.

학부를 졸업한 A씨는 인턴생활과 레지던트를 거쳤다. 이 기간에도 일반 대기업 수준의 월급이 나오기는 한다. 대한전공의협회에 따르면 전공의(레지던트)들의 연봉은 4800만원. 하지만 인턴과 전공의들은 주 90시간 이상의 혹독한 근무를 하는 게 일상이라 의사들은 이 기간 수입은 사실상 제로라는 체감과 인식이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의사는 “의대 들어가고 10년 또는 12년 후에나 비로소 돈을 번다는 생각을 하는 의사가 많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립대 공대 출신 대기업 종사자 B씨=지난 2007년 굴지의 제조업 엔지니어로 입사한 B(43)씨. 당시 B씨가 받은 기본급은 세전 기준으로 4000만원. 성과급(3000만원)을 포함하니 7000만원 수준이다. 이후 12년차에 접어들어서 소득이 12억5000만원이라고 한 B씨는 추후 정년은퇴하는 시기까지 벌어들일 소득을 계산하면 성과급을 포함해 33억원 정도를 예상한다고 했다. A씨의 학부등록금은 4년간 총 2400만원 정도였다.

▶금융권 종사자 “평생소득 35억 정도…임원되면 성과급은 수억씩”=지난 2004년에 입사한 C(46)씨는 초봉 3000만원으로 시작했다. 국내 유수한 사립대에서 4년 동안의 학부생활을 보내면서 2000만~3000만원의 등록금을 납부했다고 했다. C씨에 따르면 입사 20년까지 회사에서 13억8000만원의 임금을 받았다고 한다. 임금피크 전인 55세까지 23억5000만원을 받고, 임금피크를 포함할 경우 30억4000만원이 예상된다고 했다. 해마다 성과급이 평균적으로 1000만~1500만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최대 35억원까지 평생소득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게 C씨의 설명이다. 다만 C씨는 “해마다 성과급이 들어온다고 장담할 수 없고, 직군별로 편차는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금융회사 종사자 D씨는 “일부 대형 금융사 같은 경우에는 임원이 되면 3년마다 성과급을 주는데 금액이 5억원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며 “다만 입사자 중 극히 일부가 임원이 되고, 임원 중에서도 극히 일부가 고액의 성과급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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