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日 정치인 “집값 탓 마라…이기적 男女탓에 출산율 하락”
뉴스종합| 2023-02-28 13:04
[AF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일본의 한 정치인이 젊은 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높은 생활 물가 때문이 아니라 사랑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성격 때문이라고 발언해 비난을 얻고 있다.

28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일본 자민당 소속의 정치인 이시다 나리세는 지난 24일 지역 의회에서 “결혼에 앞서서 로맨스가 사라진 것이 출산율 하락의 원인”이라며 젊은이들의 ‘로맨틱 지수’를 측정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다는 단정적인 주장과 별개로 어떻게 소위 로맨틱 지수가 측정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데이터가 낮은 출산율을 반전시키는데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시다의 발언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일본이 인구 위기의 ‘직전’에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아이를 낳도록 장려하는 데 지출하는 금액을 극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언급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최근 수십년간 일본의 초혼 연령은 점점 더 뒤로 밀렸고, 아이 역시 적게 낳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유는 물론 금전적인 압박으로 설명돼왔다. 최근의 것이라기에는 이미 20년 전부터 지적되어온 문제다. 다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훗카이도 분쿄대의 신문방송학 교수인 와타나베 마코토는 “어떤 의미에서 이시다의 말은 맞을 수도 있다. 젊은 층이 전통적인 방식의 구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매우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학생들 중에는 아주 끊임없이 이성과 연애하는 친구들이 있고, 이런 모습은 현대적인 기술(SNS)을 통해서 드러난다”며 “아마 이시다는 못 보는 곳일 수 있겠다”고 촌철살인을 날렸다.

아울러 “젊은 사람들은 여전히 결혼하고 싶고, 가정을 꾸리고 싶고, 더 많은 아이를 갖고 싶지만 차나 집을 사는 것도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이건 더욱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로맨스가 나라를 구할 것’이라는 이시다에 관점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처럼 극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거리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것부터가 금기시 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요코하마에 사는 대학생 에이미(20)는 “다른 나라에서는 거리에서 껴안고 키스하는 커플을 보는 게 자연스럽지만 일본에서는 매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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