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표준硏 ‘그린수소’ 실용화 핵심기술 개발
뉴스종합| 2023-03-07 11:30
연구진이 태양광 전극을 이용해 물분해 그린수소 생산실험을 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 배출없이 생산되는 ‘그린수소’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소재융합측정연구소 김안순 박사 연구팀이 수소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이산화티타늄(TiO2) 보호막의 산소 결함 양을 제어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그린 수소는 신재생 에너지 등을 이용해 탄소 배출 없이 생산되는 수소를 일컫는다. 태양광을 흡수할 수 있는 전극을 물에 담근 후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어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방식의 취약점은 태양광과 물에 의해 전극이 쉽게 부식된다는 점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호막을 씌울 경우 전기 전도율이 떨어져 수소 생산 효율이 극히 낮아진다. 그린 수소의 도입이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다.

태양광 전극의 보호막은 이산화티타늄(TiO2) 등 주로 산화물 소재가 사용된다. 산화물은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소재지만 보호막 제조 공정에서 전하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는 산소 결함이 형성되면 물 분해가 가능해진다. 광전극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전극의 부식을 막을 만큼 내구성이 좋으면서 전기 전도율이 높은 보호막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다.

연구진은 산소 결함의 양에 따라 전하가 이동하는 원리를 광전자분광법과 전기화학적 분석법을 통해 규명함으로써 광전극의 수명 연장과 수소 생산에 최적화된 결함 양을 제시했다.

기존 연구들이 보호막 제조 공정상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산소 결함에 의존한 것과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산소 결함의 양을 의도한 대로 조절할 수 있는 생산방식을 제안했다. 산업계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공정을 활용해 양산이 가능한 방식이다.

연구진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보호막이 없는 광전극은 1시간 이내에 수명이 급격히 저하돼 수소 생산 효율이 초기 대비 20% 미만으로 감소한 반면, 수소 생산에 최적화된 보호막을 씌운 광전극은 100시간 후에도 85%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김안순 박사는 “이번 성과를 적용하면 기존 방식 대비 태양광 전극의 수명을 약 10배 향상할 수 있다”며 “그린 수소 실용화를 앞당길 핵심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에이’ 2월 28일자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게재됐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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