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치프 ‘빅 레드 부츠’, 45만원에도 바로 매진
모델 사라 스나이더가 '빨간 부츠'를 신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렛브루스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장난 같아 보이지만 진짜 신발이다. 미국의 예술가 집단, 미스치프(MSCHF)의 ‘빅 레드 부츠(big red boots)’다. 지난달 16일 출시된 이 신발은 350달러(약 45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매진됐다.
미국의 스타들도 이 신발에 열광했다. 시에라, 릴 웨인, 위즈덤 카예를 비롯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플루언서와 연예인이 부츠를 신은 사진을 속속 게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15일 막을 내린 뉴욕 패션위크에서는 유명 모델들도 이 신발을 착용하고 나왔다. 리셀가도 3~4배까지 뛰었다.
이 우스꽝스러운 신발 뒤에는 미스치프의 의도된 메시지가 있다. 미스치프는 이 제품을 선보이며 “만화적인 것이 우리를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고 전했다.
미스치프는 발칙한 작품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출시한 첫 작품부터 심상치 않다. 미스치프가 2019년 5월 처음 선보인 제품은 6개의 멀웨어, 즉 컴퓨터 바이러스 를 갖고 있는 2008년 노트북이었다. 이 제품은 134만5000달러(약 15억원 4473만원)에 판매됐다.
2019년에는 밑창에 요르단 강의 성수가 담긴 맞춤형 에어맥스 97인 ‘예수 신발’을 출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어 2021년에는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와 협업을 통해 출시한 ‘사탄 운동화’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나이키의 스테디셀러 모델인 에어 맥스 97 운동화에 직원에게서 뽑은 피 한 방울을 운동화 깔창 부분에 넣고, 사탄이 천국으로부터 떨어졌다는 루카복음의 성경 문구도 인쇄해 넣었다. 나이키는 이 운동화를 두고 미스치프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이 회사를 단순히 패션 회사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미스치프는 전 버즈피드 직원인 가브리엘 웨일리가 2016년에 설립했다. 재밌는 점은 회사가 제품 생산도 거의 하지 않고 직원들 역시 회사라고 부르기를 꺼린다. 그들은 2016년에 설립된 미스치프를 ‘브랜드’, ‘그룹’ 또는 ‘집단’이라 부르며 2주마다 온라인에 등장하는 그들의 창작물을 ‘드롭스’라고 부른다. 이러한 작품 중 다수는 바이럴을 이용한 장난처럼 보이기도 한다.
패션과 현대 예술작품 그 중간 쯤을 추구하는 미스치프. 실용성은 떨어지지만 실험적인 작품과 발칙함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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