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성당 신부님과 ○○" 가능해지나…교황 '○○ 금지' 완화 시사
뉴스종합| 2023-03-13 16:12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사제의 결혼 금지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12일(현지시간)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아르헨티나 언론 인포바에 실린 인터뷰에서 "사제가 결혼하는 데 있어 모순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양 교회에서 독신주의는 일시적인 처방"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독신주의는 규율일 뿐, 사제 서품처럼 영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사제가 교회를) 떠나고 말고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그것(사제 서품 자체는)은 영원하다"라고 덧붙였다.

로마 가톨릭에서 사제가 혼인하지 않는 풍습은 약 4세기부터 시작됐으며, 교회법으로 성직자의 독신주의를 규정한 것은 1123년 제1차 라테라노 공의회 때다.

사제의 결혼을 허용하는 문제는 2019년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교황청은 사제 부족 문제가 심각한 아마존 지역에 한해 기혼 남성에게도 사제품을 허용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같은 해 사제독신제를 '주님의 선물'이라며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도 이는 '교리'가 아닌 '전통'이라며 지역 사정이나 필요에 따라 수정 가능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

오는 13일(현지시간)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지 정확히 10년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위 기간 동성애, 낙태, 불법 이민 문제 등의 쟁점에 대해 개혁적인 태도를 보이며 가톨릭교회 내 보수 진영의 거센 저항을 맞았다. 사진은 2013년 3월 3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에서 부활절 미사를 드리는 모습. [연합]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0년 2월 발표한 '친애하는 아마존'이라는 이름의 권고문에서 아마존 지역 사제의 결혼 허용에 대해 아무런 권고나 의견을 담지 않아 사제 독신제 전통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 요한 바오로 2세를 포함한 가톨릭 보수 진영에서는 사제가 결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력히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선 가톨릭 성직자의 성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가톨릭 사제의 성범죄가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텔래그래프에 따르면, 사제들의 결혼을 허용하는 가톨릭의 한 분파인 동방 정교회의 경우 로마 가톨릭교회에 비해 사제들이 저지른 성 학대 사례가 훨씬 적게 보고됐다.

독일 가톨릭 주교회의도 지난 11일 사제의 독신 의무를 폐지할 것을 교황에게 요청하는 결의안을 포함한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paq@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