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파운드에 인수 후 유동성 투입
  “英 성장동력 바이오테크 위기 피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HSBC가 단돈 1파운드에 인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영국법인에 20억파운드(약 3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투입할 계획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HSBC는 이날 아침 파산을 앞둔 SVB 영국법인을 상징적 금액인 1파운드(약 1587원)에 인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HSBC의 노엘 퀸 최고경영자(CEO)와 이언 스튜어트 HSBC 영국법인 대표는 기술 분야 투자자들에게 SVB 영업 정상화를 위해 수십억 파운드를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대변인이 이 금액이 20억파운드가 될 것임을 확인했다.

퀸 CEO는 이번 인수는 전략적 결정이며, 기술과 생명과학 분야에서 HSBC의 입지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VB 영국법인 운영 방식에 주요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투자사인 로컬글로브의 파트너인 수재너 애쉬먼은 “크게 안심했다”며 “HSBC는 인수한 회사의 DNA를 잃지 않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SVB 영국법인이 무너졌으면 영국 바이오테크 분야가 큰 타격을 입을 뻔했다고 전했다. 바이오테크 분야는 영국 정부가 미래 경제성장의 핵심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 바이오산업 협회(BIA)에 따르면 영국 바이오테크 기업의 약 40%가 SVB 영국법인과 거래를 하고 있었다.

신약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바이오테크 초기 기업들은 수년간 수입 없이 운영하고, 이 때문에 SVB 같은 스타트업 친화 은행을 연구개발(R&D)의 돈줄로 의존해왔다.

HSBC에 따르면 SVB 영국법인의 거래 기업은 3000여곳에 달하고 대출은 55억파운드(8조7157억원), 예금은 67억파운드(10조6173억원) 규모다.

게다가 스타트업 대표들은 개인적으로도 SVB 계좌를 이용했으며, 모든 현금을 다 넣어둔 경우도 있다고 투자회사 4BIO 캐피털의 디마 크주민 이사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