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퐁당 마약'에 피싱까지...‘마약 음료’ 총책은 중국에 [도둑위키]
뉴스종합| 2023-04-09 10:34
[강남경찰서 제공]

▶개요 =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10대들에게 “집중력이 좋아진다”며 ‘마약 음료’를 건네는 일이 생겼다. 시음 행사인 줄 알았던 청소년이 마약이 든 음료를 마셨고, 피해 학부모는 정체불명의 사람으로부터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식의 협박 전화를 받음. 경찰은 이번 사건을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의 소행으로 보고 총책을 추적하고 있다.

▶상황 = 지난 3일 오후 서울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2명씩 짝을 이룬 일당 4명은 학생들에게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를 한다며 학생들에게 필로폰 성분이 첨가된 음료를 건네 마시게 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9일 기준 마약 음료 사건과 관련된 혐의를 받는 피의자는 총 6명을 체포했다. 이 중 A씨와 B씨에게 각각 마약류관리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강원 원주시에서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마약음료를 제조한 뒤 서울의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전달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또 중국에서 공수한 빈 병에 담은 마약음료를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통해 서울로 보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B씨는 일당이 피해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중계기를 이용해 휴대전화 번호를 변작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는다. 모두 한국 국적인 A씨와 B씨는 경찰에서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마약 음료 사건이 범죄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은 커졌다. 경찰은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중국 당국에 공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마약 음료'를 학생들에게 나눠줬던 4명은 모두 경찰에 체포되거나 자수했다. 음료를 나눠준 사람들은 구매 의사를 확인하는 데 필요하다며 부모 전화번호를 받아갔고, 피해 학부모는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학교에 알리겠다"는 내용의 협박전화를 받았다. 현재까지 마약 음료를 마신 피해자는 학부모를 포함해 8명으로 알려졌다.

▶등장인물 =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현재까지 마약 음료 사건에 관련된 사람은 총 6명이다. 경찰은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하고 피해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건 총책이 중국에 있다고 봤다.

▷총책, 국내 중간책 =경찰은 마약음료를 제조하고 전달한 A씨와 협박번호 조작에 가담한 B씨는 국내 중간책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자가 A씨에게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마약음료를 제조하도록 지시한 단서를 잡고 중국에서 공수된 빈 병의 배송경로를 역추적하는 등 공범들 소재 파악에 나섰다.

▷아르바이트생=마약 음료 일당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시음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지난 3일 실제 사건 현장에서 마약음료를 나눠준 4명은 지난 5∼6일 모두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에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음료인줄 몰랐다.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고 진술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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