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한강에서 바로 서해로’ 오세훈표 서해뱃길, 직접 가보니
뉴스종합| 2023-04-09 13:52
서울시가 지난 6일 언론을 상대로 서해뱃길 운항 노선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한강 갑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취재진. [사진=김수한 기자]
사진은 닫혀 있는 한강 갑문. [사진=김수한 기자]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강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인천 서해까지 다녀왔다.

서울시가 지난 6일 언론을 상대로 마련한 서해뱃길 운항 노선 체험행사를 통해서다. 한강 유람선은 타봤지만, 한강에서 배를 타고 서해까지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내년 여의도 선착장 완공과 동시에 정기 운항할 예정인 한강~경인아라뱃길 노선을 미리 체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한강에서 출발해 14㎞(한강 주운)를 달리면 한강 갑문에 도달하고, 이 갑문을 통과해 다시 18㎞(경인아라뱃길)를 달리면 인천 터미널과 함께 서해가 나타난다.

배의 속도는 시속 10노트(18.5㎞/h) 수준으로 32㎞를 주파하는데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다만 한강 갑문이 열리고 이를 통과하는 시간(약 15분)까지 포함해 이날 왕복에는 4시간여가 걸렸다.

물론, 이날 체험 행사는 행사 목적으로 대여한 194t 규모 소형 관공선이었기에 1000t급 선박이 사용될 실제 운항 여건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일단 여러모로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았다.

앞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주요 사업인 서해뱃길 사업이 본격화되면 한강에서 서해로 가는 일이 일상이 된다.

해외 유명 도시 대표 관광상품에는 해질녁 유람선 식사가 빠지지 않는다. 한강~서해 뱃길 운항이 본격화되면 이를 비롯한 다양한 서울 대표 관광상품이 쏟아질 것이다.

승선 후 한강을 달려 서해 바다로 가려면 한강 갑문을 지나야 한다.

갑문은 선박이 이용하는 대형 엘리베이터로, 물 높이가 다른 아라뱃길과 한강의 수위를 조절해 선박이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돕는다.

한강과 바다를 이어주는 한강 갑문이 열리는 장면은 평상시 보기 힘든 진귀한 볼거리다.

사진은 한강 갑문이 열린 장면. [사진=김수한 기자]
배가 한강 갑문 내로 진입했을 때 수위. [사진=김수한 기자]

▶“여의도한강공원에 신규 여의도 선착장 조성 본격화”=서울시는 9일 한강~경인아라뱃길 운항에 필요한 기반시설 확충 차원에서 여의나루역 인근 여의도한강공원에 신규 여의도 선착장을 조성한다며 “오세훈표 서해뱃길 사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여의도 선착장은 1000t급 여객선 3척을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규모(길이 102m, 폭 45m)로 내년까지 조성된다.

여의도 선착장이 조성되는 내년부터 한강 내 1000t급 여객선의 정박이 가능해진다.

이 사업은 민간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했고, 이에 따라 선착장 조성과 선박 도입 등은 민간자본으로 이뤄진다.

선착장 설계는 이달 착수해 건설 공사를 연내 마치고, 내년 초 선박 시험 운항을 한다.

다음달에는 선착장이 수생태계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노선 운항에 따른 어업 피해를 파악하기 위한 용역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시는 내년 2월 선착장 조성 민간사업자인 현대해양레져와 협력해 한강∼아라뱃길 정기운항 노선을 연간 150회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강유람, 선상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관광버스나 배에 실어온 자전거 등을 타고 서울의 각종 명소를 관광할 수 있는 서해뱃길만의 독특한 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이 노선은 2012∼2014년 2년간 운항하다 환경 피해 우려 등으로 중단됐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개통 시기인 2012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 아라뱃길로 서해 등지를 오간 여객 수는 약 95만명으로 사업 계획 당시 전망한 인원 585만5000명의 16%에 그쳤다.

현재 환경부는 아라뱃길 기능 재정립을 위한 용역을 맡겼다. 수자원공사도 아라뱃길의 여가·친수 공간 기능 강화를 추진 중이다.

주용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아라뱃길은 한강이 열리지 않아 당초 예상보다 이용이 저조한 측면이 있었다"며 "여의도에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이 생기면 서울 관광뿐 아니라 아라뱃길 활성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를 운항 중인 선장과 직원들. [사진=김수한 기자]
달리는 배 안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김수한 기자]
달리는 배 안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김수한 기자]

▶여의도 선착장에 2026년까지 서울항 개항 계획=시는 양화대교 경간 확대, 구 행주대교 일부 철거 등 서울항 관련 많은 기반시설이 이미 조성된 상태에서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만큼 과거보다 경제적·재무적 타당성이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10~12월 서울항 조성 계획 발표에 맞춰 현대해양레져와 협력해 1000t급 유람선으로 이 노선에서 15회에 걸쳐 승객 총 3838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항을 한 바 있다. 또 현대해양레져는 지난달부터 아라김포여객터미널을 거점으로 한강 운항 노선을 자체 운영 중이다.

현대해양레져는 내년에 2척으로 시작해 운항 선박을 5년 내로 5척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진만 현대해양레져 대표는 "탑승객은 운항 첫 해 80만명, 둘째 해 120만명 등으로 차례로 증가해 5년 내 연간 200만명 이상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수익성과 사업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는 2026년 상반기 여의도 선착장 인근에 서울항을 개항하고, 서해에서 출발한 5000t급 크루즈가 한강에 정박해 기항지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울 한강의 서울항에서 군산항, 목포항 등을 거쳐 제주항까지 크루즈 관광 등도 가능해진다.

시는 2026년 서울항을 국내항으로 개항한 뒤 2028년에는 세관, 출입국, 검역 등의 기능을 갖춘 국제항으로 조성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2026년 서울항 조성 전까지 여의도 선착장 이용 선박을 정기 모니터링해 서해뱃길 운항에 따른 보완 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다.

오세훈 시장은 “외국인들은 강폭이 1km가 넘는 한강의 엄청난 규모에 감탄한다”며 “해외관광객 3000만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이번 여의도 선착장 조성을 시작으로, 한강~경인아라뱃길의 정기운항, 서울항 개항 등의 계획을 구체화하고 한강의 자연성 역시 최대한 보존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포 아라뱃길을 달리면서 바라본 주변 풍경. [사진=김수한 기자]
김포 아라뱃길을 달리면서 바라본 주변 풍경. [사진=김수한 기자]
인천 터미널에 도착해 아라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해 바다 경치. [사진=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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