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권도형, 법원에 보석 청구…보석금 5억 8000만원 제시
뉴스종합| 2023-05-12 05:31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개발업체인 테라폼랩스의 공동 창업자 권도형 대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된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현지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11일(현지시간)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 씨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보석을 청구하며 보석금으로 각각 40만유로(약 5억8000만원)를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권 대표 등은 이바나 베치치 판사가 보석 허가 조건으로 주거지 제한, 법원 소환에 출석 등의 여러 조건을 열거하자 모두 동의했다.

권 대표는 보석을 허가한다면 재판이 끝날 때까지 지정된 아파트에서 지내며 도주하지 않고 재판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권 대표의 현지 변호사인 브란코 안젤리치가 속한 법인 소유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보석금은 누가 내냐는 질문에 “아내가 낸다”고 답했고, 재산 규모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에 아파트 1채가 있다”고 했다. 다만 다른 재산에 대해서는 언론 앞에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베치치 판사는 권 대표가 재산 규모를 정확하게 밝혀야 보석과 관련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재산 규모를 계속 숨길 경우 향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권 대표는 “한국에 있는 아파트는 300만 달러(약 40억원) 정도 된다”며 “아내와 공동명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회사라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대표 등의 보석 청구에 대해 하리스 샤보티치 검사는 이들의 재력에 비해 보석금 규모가 턱없이 작고, 보석을 허용할 경우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샤보티치 검사는 권 대표가 인터폴의 적색 수배를 받는 인물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아직 보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권 대표 등은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됐다. 당시 현지 경찰은 권 대표 등이 사용하던 코스타리카 여권이 위조 여권인 것을 확인하고 체포했다.

이날 재판에서 권 대표는 무죄를 주장하며 “코스타리카에서 적법하게 취득한 여권을 사용했다”고 말했ㄷ다. 그는 “코스타리카 정부에 공식적으로 여권 자료를 요청해 확인하길 바란다. 그게 내가 말하고자 하는 전부”라고 덧붙였다.

검사와 피고인 양측의 진술을 모두 들은 베치치 판사는 6월 16일 낮 12시에 다음 재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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