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軍 위치정보 줄게” 용병그룹 와그너 수장, 푸틴에 반역?
뉴스종합| 2023-05-15 16:38
러시아 민간 용병그룹 와그너의 한 용병.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러시아 민간 용병그룹 와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측에 "바흐무트에서 철수하면 러시아군 위치 정보를 일부 제공할 수 있다"는 식의 제안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WP는 최근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서 유출된 미 기밀문서를 거론하며 "지난 1월 말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국에 비밀 통신으로 접촉해 제안 내용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매체는 "유출 문서에는 프리고진이 어느 지역 위치를 공개하겠다고 제안했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적혀있지 않았다"고 했다.

두 명의 우크라이나 관리는 "프리고진이 우크라 정보국에 여러 번 접촉했다"며 "하지만 우크라 당국은 프리고진을 믿을 수 없고, 그의 제안 또한 함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봐 제안을 거절했다"고 WP를 통해 설명했다.

WP는 프리고진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협력자"라고 했다. 다만 매체는 "푸틴은 와그너 병력을 자국 병사들의 생명과 교환하겠다는 프리고진 제안을 배신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전날 공개한 영상에서 "한 행복한 할아버지가 우크라 침공이 러시아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그가 옳다면 신이 모두를 축복할 것이다. 그러나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할아버지가 완전히 얼간이라는 게 드러난다면"이라고 했다.

프리고진은 '할아버지'가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서방진영과 러시아 내 반(反) 푸틴 성향 분석가들은 프리고진이 밝힌 '할아버지'가 푸틴 대통령을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프리고진은 할아버지의 정체를 묻는 언론 질문에 "국방차관에서 해임된 후 그룹에 합류한 미하일 미진체프, 우리에게 포탄을 공급해야 할 발레리 가레시모프 총참모장, 소셜미디어에서 우리에게 포탄 상자를 제공한 나탈리야 힘 등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프리고진은 그간 러시아 고위 관리에 대한 원색적 비판은 쏟아냈지만,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공격적 발언은 없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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