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대통령실 “위령비 공동참배, 아픈 과거 직시·치유 위한 노력 의미”[종합]
뉴스종합| 2023-05-21 11:12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히로시마)=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한국 대통령, 그리고 한일 정상으로서 처음으로 히로시마 평화 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공동 참배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두 정상이 한일관계의 가슴 아픈 과거를 직시하고 치유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단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일본 히로시마 현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참배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두 정상 참배에 우리 동포 희생자들이 함께 자리한 것이 그 의미를 뒷받침한다”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히로시마에는 약 10만명의 한국인이 군인, 군속, 징용공, 동원 학도, 일반 시민으로 살고 있었다’는 위령비 뒤에 한글로 적힌 문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21일 일본 히로시마 한국취재진 프레스센터에서 G7 히로시마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일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이 대변인은 “두 번째 의미는 동북아,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의 핵 위협의 두 정상, 그리고 두 나라가 공동으로 동맹국인 미국과 함께 대응하겠단 의미도 포함돼 있다”며 “이와 관련 기시다 총리는 한일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 참배가 양국관계에 있어서도 세계 평화 발전에서도 중요하다’ 이렇게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도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시다 총리의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7시 30분 일본 히로시마 평화 기념 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공동 참배했다. 참배에는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도 동행했다.

이번 합동 참배는 지난 7일 방한한 기시다 총리가 한일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제안한 것으로, 이번 합동 참배엔 10명의 한국인 동포 원폭 피해자들도 참석했다.

이 대변인은 “두 정상은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 피해자들에게도 위로의 뜻을 표시하는 한편, 미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일 양국이 함께 협력해 나가자는 의지도 표명했다”고 말했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

한일 정상의 공동참배와 관련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두 정상의 참배에 함께 한 우리 동포 열 분은 지난 금요일 대통령과 간담회를 가졌던 분들과 대부분 일치한다”며 “그분들은 우선 한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참배하고 한일 정상이 공동으로 참배하는 데 그 현장에 동포들이 함께한단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큰 의미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해서 곧 우리 재외동포청이 신설이 되는데, 초기에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히로시마 희생자 초청하는 프로젝트도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두 정상의 위령비 참배에 가장 중요한 의미 가운데 하나는 그동안 한일 양국이 과거사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보면 말 위주로 해왔다면, 이번에는 이제 실천을 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

그는 ‘이번 공동참배로 과거사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평가하는지’ 묻는 말엔 “그렇게 단언할 수 있겠나”라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기시다 정부와 함께 노력해서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좀 더 실천적으로 그리고 좀 더 속도를 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양국이 다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은 낙관적으로 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그 과정에서도 어려운 점은 굉장히 많을 것”이라며 “여전히 국내엔 반일 감정을 이용해서 얄팍한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고, 일본 내에서도 분명 혐한 감정을 이용해서 정치적 이득을 꾀하는 세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이미 대다수 한국 국민 여러분, 일본 국민 여러분들은 미래지향적 관계가 한일관계에서 더 중요하다고 대체적으로 합의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pooh@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