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재인입니다’ 스틸컷.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가 문 전 대통령 재임 중 영화제작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지원금 1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입니다’는 2021년 하반기 전주시네마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신청해 같은 해 11월 최종 선정됐다. 해당 공모에 응모한 30편 가운데 선정된 작품은 단 3편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당시 문 전 대통령 영화를 선정한 이유는 "정치적 색깔이 반복되는 작품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주국제영화제의 색깔", "정치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로 장편 영화가 흥미로울 수 있을지 우려가 있지만 사전 기획이 탄탄하고 준비 시간이 많아 작품의 완성도 기대" 등으로 요악된다.
당시 선정위원회의 내부 심사위원 6명 가운데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선후보로 지지 선언한 이동준 집행위원장도 이름을 올렸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이 대표를 지지하는 영화인 253명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선정 심사는 심사위원 전체가 참여하는 토론 심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이후 최종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별도의 선정 기준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문재인입니다’ 스틸컷. |
당시 제작진이 제출한 제작기획서에는 연출자인 이창재 감독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인연이 감독의 ‘특·장점’이라고 기술됐다. 청와대 촬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등 잡음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점, 2013년 문재인 당대표 시절 이 감독의 영화를 관람하고 트위터에 글을 남긴 인연, 부마항쟁 40주년 기념식 총감독으로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님과 인사한 인연 등이 나열됐다. 특히 기획 의도로 ‘문 대통령에 헌화’ 등 정치색이 드러난 표현도 사용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라북도, 전주시, 영화진흥위원회 등의 후원을 받아 개최된다. 2022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을 다룬 ‘그대가 조국’ 등의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2017년 사드(THAAD) 배치 반대 투쟁을 담은 ‘파란나비효과’, 2019년 4대강 사업을 비판한 영화 ‘삽질’ 등을 상영하며 정치색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받았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임기 후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는데 영화 촬영을 위해 청와대와 협의한 정황이 있고, 전주국제영화제 공모 선정 과정에서도 공정성에 의구심이 있다”며 “퇴임 후 개봉할 문 전 대통령 영화 제작 과정에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