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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 가득’ 유아인, 두손 묶이고 커피병 맞고 ‘수난’…팬들 “고생 많았다”
뉴스종합| 2023-05-25 17:31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4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 씨가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다만 유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손발이 묶인 채 유치장에서 대기하고, 구속영장 기각으로 귀가할 땐 날아오는 커피병에 옷이 젖는 등 수난을 겪었다. 이와 관련해 유 씨의 팬들은 "(유 씨의)복귀를 희망한다"며 응원 메시지를 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11시 유 씨의 영장심사를 한 후 오후 11시30분께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가 어렵다.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관련 증거가 이미 상당수 확보됐고, 유 씨가 기본적 사실 관계를 상당 부분 인정하며 대마 흡연은 반성하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코카인 투약 혐의는 다툼 여지를 배제할 수 없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며, 주거가 일정하고 동종 범행 전력이 없는 점도 판단 근거로 뒀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4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

유 씨는 서울 마포경찰서 유치장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전달받고 오후 11시40분께 귀가했다.

그는 경찰의 구속 시도가 무리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내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법원이 내려주신 판단을 존중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코카인 투약 혐의에 대해선 "언론을 통해 해당 사실을 말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남은 절차에 성실히 임하며 할 수 있는 소명을 하겠다"고 했다.

증거인멸 의혹은 거듭 부인했다.

유 씨는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뒤쪽에서 날아온 500ml짜리 페트병에 등을 맞았다. 페트병은 유 씨의 허벅지를 맞고 땅에 떨어졌다. 이에 유 씨 정장 바지는 살짝 얼룩졌다. 유 씨는 페트병이 날아온 방향을 응시했다.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배우 유아인 씨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앞서 유 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29분께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눈에 보이는 건 유 씨의 흰 머리였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유 씨의 얼굴에 화장기는 없는 듯했다. 유 씨 표정은 비교적 덤덤했다. 다만 최근 심경을 대변하듯 늘어난 흰머리가 눈길을 끌었다. 유 씨는 '마약한 것을 후회하느냐'는 물음에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유 씨의 손이 묶인 모습이 공개됐다. 유 씨는 구속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유치장에서 대기했다.

경찰은 유 씨가 2021년 프로포폴을 과다 처방받았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를 지난해 넘겨받고 수사를 시작했다. 올해 2월5일 유 씨가 미국에서 입국한 후 모발과 소변을 채취해 감정하고 의료기록을 조사한 결과 투약이 의심되는 마약류가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등 5종으로 늘었다.

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부 대마 흡입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는 부인했다. 프로포폴, 케타민, 졸피뎀 등은 치료 목적이며 특히 코카인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배우 유아인 씨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유 씨를 상대로 100일 넘는 기간 수사를 벌인 경찰은 영장 발부를 자신했지만, 이번 기각 건으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경찰은 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 근거를 살핀 후 재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4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

한편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유아인 갤러리는 "유아인이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깊이 고뇌했을지 잘 알고 있기에, 수사 과정에서 (유 씨에 대해)부당한 인권 탄압이 벌어지는 장면을 여과 없이 목도하는 순간에도 지난 두 달여간 침묵을 이어갔다"고 했다.

유 씨의 영장 기각에 대해 "사회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법리와 증거에 따라 소신 있게 내린 판결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건강한 사회의 증표"라며 "그것이 삼권분립 원칙에 부합한다. 국민이 해당 판결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시고 차분히 남은 수사 결과를 지켜봐주시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하루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외진 곳에서 궂은 고초를 겪었을 유아인에게 정말 고생 많았다는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유치장으로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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