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국정원 “北발사 실패 원인,‘ 무리한 경로변경’ 추정”
뉴스종합| 2023-05-31 20:05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남우 국정원 기조실장, 권춘택 1차장, 김 국정원장, 김수연 2차장, 백종욱 3차장.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국가정보원은 31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와 관련해 무리한 경로 변경으로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국정원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국민의힘 유상범 간사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북한은 이날 새벽 쏘아올린 정찰위성의 발사 실패를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북한이 언급한 원인은 2단계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이다.

브리핑에 따르면 국정원은 보고에서 “과거에는 1·2 단체(추진체)의 비행경로가 일직선이었지만 이번 발사는 서쪽으로 치우친 경로를 설정하면서 횡기동을 통해 동쪽으로 무리한 경로 변경을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누리호 발사 성공 소식에 북한이 자극을 받아 준비 과정을 단축한 점도 실패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국정원은 보고에서 “북한이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받아 통상 20일이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며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급하게 감행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언급했다.

국정원은 발사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향에 관해서는 “동창리발 사장 1.3㎞ 떨어진 관람대 인근에서 차량 및 천막 등 관람 시설이 식별됐다”며 “김 위원장이 현지에서 참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우주발사체’라는 북한의 주장을 확인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북한이) ‘천리마-1형’이라고 하고 있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 기반의 신형발사체로 평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보고에 따르면 국정원은 서해상에 추락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에 대해서는 길이 1.3m, 무게 300㎏급으로 해상도가 최대 1m 내외인 초보적 정찰 임무 정도만 가능한 소형 저궤도 지구관측 위성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이 발사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 사실과 원인을 신속하고 상세히 공개한 것은 위성 발사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줌으로써 발사 행위의 정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이 엔진 이상 점검을 보완하는데 수주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2차 발사 장소를 신뢰도가 확보된 기존 발사장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고 전해졌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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