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기업·큰손 투자자들 “주식 팔아 치우는 중”
뉴스종합| 2023-06-12 10:14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블룸버그]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미국 기업과 대형 투자자들이 최근 몇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빠른 속도로 주식을 매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주식 매수가 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4월 말 이후 기업과 사모펀드가 240억달러가 넘는 주식을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또 5월에만 170억달러 이상이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월 평균 규모 69억달러의 2배를 상회하는 수치다. 주식시장에서 주식 수요가 급증한 덕에 이들은 평소보다 덜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매각해 더 큰 차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S&P 500 지수는 작년부터 인플레이션 등의 우려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주 몇몇 대형 기술주들이 랠리를 펼치면서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20% 상승하며 새로운 강세장에 진입했다.

WSJ에 따르면 매각의 절반 가량이 사모펀드와 같은 대주주들로부터 나왔다. 사모펀드의 일반적인 전략은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기업을 싸게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통해 군살을 뺀 후 다시 상장하거나 몇 년 후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고 인수합병(M&A)도 정체되면서 이같은 방식이 어렵게 됐다. 대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자 매각에 나선 것이다.

JP모건 체이스는 최근 몇 주간 대규모 주식 매각을 주도했다. 키스 캔톤 미주 주식 자본 시장 책임자는 “당분간 이 거래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사모펀드 회사인 ‘클레이튼 더빌리어 앤 라이스’는 의료 기술 회사인 ‘애질론 헬스’의 지분 약 20억달러(2조5780억원)를 매각했는데, 이는 최근 1년여 간 이루어진 최대 규모의 매각으로 꼽힌다.

사모펀드 같은 대형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기업도 매각에 동참하고 있다.

인텔은 이번 달에 자회사인 모빌아이의 주식 16억달러(2조624억원) 규모를 매각하기로 했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분사한 GE 헬스케어 테크놀로지스의 주식 약 20억달러(2조 5780억원)어치를 매각했고,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은 작년에 설립한 은퇴 및 생명 보험 사업인 코어브리지 파이낸셜의 주식 10억달러어치를 현금화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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