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우크라, 대반격 첫 성과...정치적 위기 푸틴, 핵카드 쓰나
뉴스종합| 2023-06-12 11:06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11일(현지시간) 동부 전선의 격전지 가운데 하나인 도네츠크주(州) 블라고다트네 마을을 탈환한 후 건물에 자국기를 내걸고 있다. 현지 작전에 투입된 우크라이나군 제68특전여단이 촬영해 공개한 동영상 화면이다. [로이터]

우크라이나가 동부 격전지 마을 일부를 탈환하면서 대반격 공식화 이후 첫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세를 몰아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남부 회랑을 끊는 등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둘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처하면서 핵무기 사용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우크라이나 군이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마을인 블라호다트네와 마카리우카를 탈환했다고 텔레그램에 밝혔다.

발레리 셰르셴 육군 대변인은 TV방송에서 “우크라이나 국기가 탈환된 마을에 게양됐다”면서 “반격 작전의 첫 결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세번째 마을인 네스쿠흐네 역시 탈환했다고 전했지만 이 소식에 대해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확인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은 전선 전반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말랴르 차관은 우크라이나 군이 바흐무트 북서쪽의 베르히우카 저수지와 남쪽 등에서 진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담 후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 작전이 진행 중임을 공식 인정했다.

반격 초기임에도 일부 성과가 나오면서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정치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외교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정부 내부에서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남부 회랑이 절단돼 군사적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가두마(의회) 내 영향력 있는 의원인 콘스탄탄 자툴린은 러시아가 지금까지 모든 전쟁 목표에 있어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 비무장화, 중립화부터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주민의 보호까지 특수군사작전 초기에 발표된 목표 중 현재까지 얻은 결과는 아무 것도 없다“며 푸틴 대통령을 공격했다.

러시아 정치 분석업체인 R-폴리티크의 설립자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러시아 엘리트 내부 분위기는 매우 비관적“이라며 ”그들은 푸틴 대통령의 계획이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가 상황을 적절하게 다루고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언급된 것 역시 러시아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서방의 의지가 약화될 것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가정이 침식됐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국경에 인접한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서 반러 민병대가 기습 공격을 이어가자 이 지역에선 전쟁에 대한 반발도 고조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2014년 합병된 크림반도에 대한 보급선 역할을 하는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의 철도망이 우크라이나 손에 떨어지거나 아조프해 해안을 되찾아 크림대교를 직접 타격할 수 있을 정도로 우크라이나 군이 전진할 경우 러시아의 군사적 입지는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스타노바야는 “대부분의 러시아 엘리트들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질리가 없다고 생각해왔지만 크림반도에 대한 회랑을 잃게 된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며 ”이는 푸틴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고 상황을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매우 심각한 실패로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히 패배한 것으로 드러나거나 크림반도를 상실할 경우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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