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청와대
국정원, 이번엔 1급간부 인사 번복 논란
뉴스종합| 2023-06-14 11:25

국가정보원이 최근 1급 간부 보직 인사를 공지했다가 돌연 직무 대기 발령을 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1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국정원이 최근 1급 국·처장급 간부 보직 인사 공지를 했다가 취소한 일이 있었다면서 “인사 관련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2주 전 대통령실 인사 검증과 윤석열 대통령 재가를 거친 복수의 1급 간부 보직 인사를 단행했지만 일주일여 지난 지난주 후반께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재가까지 끝난 복수의 고위공무원 인사가 뒤집어진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대통령실과 국정원은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보기관 인사에 대해 알려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국정원도 “정보기관의 인사와 관련된 사항은 확인해드리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을 둘러싼 인사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정권 교체 이후 국정원 1급 직원 전원 대기발령 및 퇴직에 이어 2·3급 간부 대거 교체 및 대기발령,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라인 최측근 그룹이자 국정원 2인자로 불렸던 조상준 전 기획조정실장의 4개월 여 만에 돌연 사퇴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인사 번복 논란 막후에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 실세로 부상한 K 씨가 자리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1급 간부 보직 인사에도 포함됐던 K 씨가 국정원 인사 전횡을 한다는 투서가 대통령실로 들어갔고 대통령실이 투서 내용이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투서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정부가 투서를 받고 인사를 하거나 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관측을 부인했다.

K 씨가 김규현 국정원장과 1·2·3차장, 김남우 기획조정실장 사이에 벽을 치고 인사 전횡을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K 씨는 급작스레 물러난 조 전 실장과 충돌을 빚었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해체한 국내정보 파트 출신 인사들이 현 정부 출범 이후 다시 득세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진통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정원 소식에 밝은 정보소식통은 “과거 국내정보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다시 국정원을 장악하면서 인사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정보를 담당했던 국정원 ‘올드보이’(OB)들과 남아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고위직들조차 평생 해본 적 없는 업무를 담당하는 일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논란에 중심에 선 K 씨 역시 과거 국정원에서 국내정치를 담당하던 정치과 출신으로 알려졌다.

신대원·이승환·박상현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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