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핑퐁외교’ 주역 美키신저 “이대로면 中·대만 전쟁…대화해야”
뉴스종합| 2023-06-16 10:07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외교의 ‘살아있는 전설’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현재의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지속되면 대만에서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울한 경고를 했다.

15일(현지시간) 키신저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물러서지 않는한 대만을 놓고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껏 그가 내놓은 양안관계와 관련한 발언 가운데 가장 비관적인 전망이다.

키신저는 “벼랑 끝에 서 있는 교착상태를 풀어내는 건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초강대국 간 전쟁에서 승리란 없을 것”이라며 “혹은 어마어마한 비용을 치러야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큰 위협이라는 독특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키신저는 1972년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해 ‘핑퐁외교’로 미국과 중국 관계 개선을 이끈 주역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대해서도 키신저는 자세히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유럽과 관계가 합의에 기초해야 한단 걸 깨닫길 바란다”며 “그런 합의는 달성이 가능하고, 그렇게 되면 이 전쟁은 제대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쟁이 그러한 평화협정으로 매듭지어지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권력을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키신저는 푸틴에 대해 지도자로서 권력을 휘두르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지만 그것을 우크라이나와 관계에서 너무 과도하게 휘둘렀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가 분열되거나 쪼그라드는 것은 새로운 긴장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며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신저는 “러시아가 유럽을 정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유럽과 세계는 더 안정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다른 나라들처럼 합의에 따라 유럽의 일부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대항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옳지만 분쟁 당사자들이 외교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로 부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강대국 간 군사관계가 지정학적 사고를 지배하면 중국과 같은 나라들을 끌어들여 전쟁을 세계적인 분쟁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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