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삼성·SK 반도체, 2분기 3조원대 적자 예상…이걸로 최악 터널 통과? [비즈360]
뉴스종합| 2023-06-17 08:08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올해 2분기 삼성 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각각 3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분기로, 연중 메모리 시장의 최악 국면은 지났다는 평가다.

17일 금융투자업계는 삼성 반도체가 2분기에 3조6000억~3조8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은 65조원, 반도체 사업을 포함한 전체 영업이익은 1913억원 가량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사업만 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3조1000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앞서 지난 1분기에 삼성은 4조5800억원, SK하이닉스는 3조4023억원의 손실을 낸 바 있다. 1분기 당시보다 두 기업 모두 손실 규모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글로벌 메모리 산업을 이끄는 두 회사의 실적이 2분기 최저점을 찍었다고 평가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폭이 1분기에 비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예상에 따르면 2분기 D램 가격은 1분기보다 10~15% 내릴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 기관은 하락 예상 폭을 13~18%로 확대했다.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 예상 폭도 5~10%에서 8~13%로 늘렸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5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3.45% 내린 1.40달러로 집계됐다.

가격 예상 낙폭이 확대된 건 메모리 공급업체들이 재고를 줄이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 재고 수준이 높아 거래량이 늘지 않고 있는 탓이다. PC용 D램은 이전 세대 제품인 DDR4 공급량이 이미 과도해 2분기 가격이 1분기보다 15~20%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다만 이같은 실적은 3분기 이후 회복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이 지난 4월초 선언한 감산 효과가 3분기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삼성 반도체의 경우 3분기에는 2조원 미만의 영업손실을 낸 뒤 4분기에는 1조원 미만의 적자에 그치거나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3분기에는 2조3000억원, 4분기에는 1조3000억원 수준의 손실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부터 조금씩 반등이 이뤄지고, 본격적인 이익 실현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활용성 증대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신제품 수요 증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도 언급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특히 주목된다. HBM은 현재 AI 반도체 칩 제작 업체들이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쓰는 주된 메모리 형태이다. 시총 1조달러(약 1300조원) 고지를 찍은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GPU 업체들에 한국의 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 마이크론 10% 순이었다. 올해는 SK하이닉스 점유율이 53%로 늘어나며 그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DR5 양산을 위한 10나노대 5세대 공정 확대 뿐 아니라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각각 올해 3분기와 내년 1분기에 HBM3 대량 양산을 준비하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신제품 수요가 내년에는 더욱 본격적인 확대 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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