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아스트라제네카, 중국 사업 분리…홍콩 별도 상장 추진
뉴스종합| 2023-06-19 11:17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사옥 모습[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영국계 글로벌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사업을 분리해 홍콩에 별도에 상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 기업을 겨눈 중국 정부의 칼날을 피할 수 있고, 자본을 별도 운용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아스트라제네카가 몇 개월 전부터 은행가들과 별도 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소식통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고, 홍콩 대신 상하이에 법인을 상장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한 고문도 “이 아이디어가 몇 년 동안 테이블 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홍콩이나 상하이에 중국 사업부를 분리 상장하면 중국 사업체로 여겨져 외국 기업을 단속하려는 중국 정부로부터 안전해지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아시아 기반 은행의 한 고위 임원은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모든 다국적 기업이 비슷한 움직임을 고려하는 것 같다”면서 “미래에 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한 옵션으로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제약회사 입장에서 중국 시장은 반드시 가져가야할 ‘캐시카우’다. 14억이라는 거대 인구에다 고령화, 흡연·공해·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관련 질병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 1분기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에서 16억달러(2조44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엔 암 치료제와 희귀 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중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 제약회사 컨설턴트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상장을 추진하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개발된 치료제의 승인 역시 더 빨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자들로 하여금 회사가 중국 관련 위험에 덜 노출돼 있다고 믿게 만드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사업을 위해 별도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펀드와 연구 개발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2021년 ‘디잘 파마슈티컬’ 이란 이름으로 상하이 증시에 상장했다.

다만 이번 중국 법인 설립안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는 “미래 전략이나 인수합병에 관한 소문이나 추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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