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대화국면 미중...11월 정상회담 솔솔
뉴스종합| 2023-06-20 11:41
19일(현지시간) 베이징의 한 쇼핑몰 대형 전광판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만남을 보도하는 중앙TV(CCTV)의 뉴스 화면이 중계되고 있다. [AFP]

최악으로 치닫던 미중 관계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회복 모멘텀을 맞는 분위기다.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신들은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양국 갈등 완화의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관계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 결과를 ‘좋은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미중 경쟁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눈 것은 좋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블링컨 장관은 오판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모든 다양한 이슈에 대해 열린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갈등이 아니라 경쟁이란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일부터 양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비롯해 중국 고위급 인사를 잇따라 만나 미중 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번 방중 성과를 가늠할 시금석으로 여겨졌던 블링컨 장관과 시 주석과의 회동이 19일 성사되면서, 지난 2월 정찰풍선 갈등 이후 소통 없이 악화일로로 치닫던 양국 관계가 대화를 기반으로한 경쟁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 일행과 만나 “중미 양국이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느냐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걸려 있다”고 말했고,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양국이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양자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미국과 중국, 나아가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서 몇 가지 구체적 합의에 도달했고 효율적으로 소통했다”면서 “미중 관계의 완화 정도를 가늠했다는 데 (시 주석과 블링컨의 회동이)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이후 미국 고위 관료들의 방중이 잇달아 예정돼 있다”며 “양국 관계가 정상 궤도로 복귀할 것이며, 블링컨 장관이 첫 테이프를 잘 끊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양측은 미국의 대중 기술 견제와 대만 문제 등을 세부 현안에 대해서는 여전한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미국 측이 제안한 군사적 핫라인 복원도 중국의 거절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중국도 블링컨 장관에게 미국이 중국을 ‘위협’이라고 말하는 것을 중단하고, 중국에 대한 제재를 중단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셜리 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산하 애쉬센터 선임연구원은 정치매체 더 힐을 통해 “중국은 미국의 비판을 거부했지만, 동시에 미중 관계를 재설정할 의도를 드러냈다”고 분석했고, 뉴욕타임스(NYT)는 “블링컨의 방중이 미중 관계의 궤도를 바꿀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적어도 상대방의 의도를 더 명확하게 보고 오산은 피하는 것이 방중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관계 정상화 노력의 일환으로 양측이 친강 외교부장의 방미와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의 방중 등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를 약속하면서, 향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것이 백악관 공식 입장이지만, 외교가에서는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중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직접 소통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블링컨의 방중은) 시 주석이 가을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진입로를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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