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中정부, ‘숨겨진 부채’ 찾기 나섰다
뉴스종합| 2023-06-22 10:03
중국 허베이성 옌자오시에서 시민들이 강 건너 베이징시를 바라보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 정부가 지방 정부의 숨겨진 부채 찾기에 나섰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하는 중국 재정부는 부채에 대한 정확한 회계처리가 선행돼야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고 보고 지방정부를 샅샅이 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난 5월부터 조사가 시작됐지만 “조사가 언제 끝날지, 어떤 조치가 뒤따를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공식적인 자금 조달 외에 특수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를 통해 돈을 끌어다 쓰고 있다. 명목상으론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지방정부 부채엔 잡히지 않으며 공식적으로도 해당 채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은 지방정부가 LGFV의 사실상 운영 주체이며 LGFV로 조달한 자금 상환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 재정은 겉으로 보기엔 건전해 보여도 속으로는 얼마나 부실한지 알 수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이미 지난 2013년 지방정부가 공식적인 차입 외에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2015년엔 대차대조표상 채권과 채무를 상각하도록 했다. 2018년엔 LGFV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일시 허용해 숨겨진 부채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해결하려 노력했다.

그럼에도 LGFV는 여전한 상황이다. 현재 중국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장부상 부채는 4월 말 기준 37조위안(약 6670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LGFV를 포함한 숨겨진 부채가 얼마나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숨겨진 부채까지 포함하면 66조위안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40조위안보다 급증한 것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에 달한다.

더군다나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인한 투자수익률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금융위기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다수 지방정부가 LGFV로 조달한 자금을 인프라 건설 등에 투입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은 침체에 빠졌고 경기 부양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올해 초 블룸버그가 시장 전문가 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중국 LGFV를 주요한 리스크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지방정부 부채 위험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사는 부동산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내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약화되는 등 경제 회복이 탄력을 잃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