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교통에 진심’ 김병수 김포시장 “5호선은 끝 아닌 시작…교통 뚫리면 인구·기업 몰려온다” [헤경이 만난 사람]
뉴스종합| 2023-06-24 06:50
김병수 김포시장은 19일 경기도 김포시청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위해 5년간 발로 뛰어 왔다. 가장 김포시민을 위하고 경제성이 높은 노선으로 확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포=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포)=이승환·이세진 기자] “지하철 5호선 김포연장을 위한 걸림돌을 김포시가 모두 해결했습니다. 이제는 김포시민을 위한 노선 결정이 이뤄져야 할 때입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시장 취임 전부터 김포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온 ‘5호선 김포연장 전문가’다. 김포에서 재선을 한 홍철호 전 국민의힘 의원 보좌관으로 지내면서 지난 2017년부터 김포 교통 대책 마련에 뛰어들었다.

김포와 국회, 국토교통부 등을 오가며 매진하길 5년 째였던 지난해 말, 김포시가 서울시·인천 서구 등 관련 지자체들과 주요 사항에 대한 협약서를 체결하면서 5호선 김포연장 논의는 올해 더욱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로서는 김포와 인천 서구가 씨름 중인 노선의 최종 결정이 관건이다.

김 시장은 “김포시가 서울시의 방화차량기지와 건폐장(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 조건을 받아들이고, 서구청에는 영향권 밖으로 둔다는 약속을 하는 등 주변 지자체 요청을 수용하면서 걸림돌을 해결했다”면서 “가장 김포시민을 위하고, 경제적 타당성이 뛰어난 노선 확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호선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한다. 김 시장은 “인천 2호선 GTX-D로 이어지는 철도길과 수상버스 물길, UAM(도시항공교통) 하늘길을 계속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헤럴드경제는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는 김 시장을 지난 19일 김포시청에서 만났다. 김 시장은 보좌관 경험으로 중앙정치 문법에 익숙하고, 정치권 네트워크를 통해 시정을 ‘경영’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자신한다.

작년 6·1 지방선거에 도전해 김포시장에 당선된 그는 “20년 만의 외지인 출신 시장으로서, 인구가 유입돼 수도권 신도시로서 자리하게 된 김포에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19일 경기도 김포시청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위해 5년간 발로 뛰어 왔다. 가장 김포시민을 위하고 경제성이 높은 노선으로 확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포=임세준 기자

〈김병수 김포시장과 일문일답〉

-지지부진하던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논의가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 ‘김포골드라인 지옥철’ 논란을 딛고, 취임 1년 간 성과로 평가되기도 한다.

▶지난 2017년 서울시가 5호선 연장 논의를 시작했을 때부터 달려들었다. 당시 홍철호 전 의원 보좌관으로서 다른 보좌진을 시키지 않고 직접 챙기면서 내용을 속속들이 알게 됐다. 시장이 되고 나서도 난관이 생길 때마다 직접 뛰어다니면서 문제를 풀었다.

-지난해 서울시, 인천 서구와 지자체 간 협의를 이끌어냈다.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2021년 국토부는 5호선 연장을 위해 ‘지자체 합의, 노선 계획, 경제적 타당성 제고’라는 세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이 중 지자체와의 합의는 서울 방화차량기지와 건폐장 이전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차량기지와 건폐장을 모두 한꺼번에 빼서 부지를 개발하고자 하는 서울시 의중을 이해하고 이를 김포가 해결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서울 강서구, 김포시는 방화차량기지 및 건폐장 처리에 대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이어 인천 서구와는 지난달 노선 계획은 대광위(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조정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건폐장은 인천 서구 영향권 밖으로 위치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일종의 혐오시설인 건폐장 수용이 애로사항이 됐을 것 같다.

▶김포 내에서는 건폐장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큰 과제였다. 하지만 예전과 지금의 건폐장 시설은 다르다. 나대지에서 큰 소리를 발생시키는 식의 과거 건폐장과 달리 지금은 모두 친환경적으로 바뀌었다. 예전과 다르다고 시민들을 만날 때마다 설득했다.

-경제적 타당성을 높이라는 조건은 어떻게 풀어냈는가.

▶윤석열 정부의 택지공급정책에 맞춰 지난해 김포한강2 신도시 개발을 이끌어 냈다. 12만5000명 인구유입이 예상되면서 자연스레 5호선 연장의 경제적 타당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택지개발을 맡게 되면 교통분담금 1조6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신도시가 함께 발표가 되면서 사업성이 더 좋아졌다.

-다음은 인천과의 노선 협상이 남은 듯 하다. 김포시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

▶앞서 서울시가 연구용역을 통해 2018년에 검단지역에 역을 하나만 두고, 검단과 김포 사이 경계지역에 역을 하나 만드는 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인천 일부 정치인들이 이를 검단에 깊숙이 3~4개 역을 만들어 노선을 더 돌리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노선 거리가 길어지고 추가 역 설치로 사업비가 높아진다. 김포시는 경제성이 가장 높은 방식인 서울시 안을 따르는 것을 주장한다. 또한 서울시의 차량기지와 건폐장 문제를 김포시가 상당 부분 감내하고 수용하면서 걸림돌을 제거해 왔다. 김포시민을 위해 가장 좋은 노선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검단으로 깊숙이 노선이 들어가게 되면 김포공항역까지 도달 시간이 길어지면서 골드라인 혼잡 분산이 어려워진다. 역사 수를 최소한으로 줄여 서울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노선으로 확정돼야만 하는 이유다.

-노선 절충의 가능성은 있을까. 또, 매듭지어지는 시점은 언제로 보는가?

▶대광위는 6월까지 김포와 인천이 각각 주장하는 노선을 검토하고, 7월 한 달간 중재를 해보고 중재가 안 되면 대광위가 노선을 확정해 발표한다는 일정을 세우고 있다. 절충을 하고 있는데 만약 안 된다면 직권으로 한 쪽 손을 들어 줄 가능성도 있다. 7월 말에는 최종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일정이 미뤄지면 도시철도 혼잡 문제를 방치하는 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5호선 연장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도 주장한다.

▶예타면제는 노선 확정, 4차 국토철도망 구축계획 본사업 전환 이후의 문제다. 현재는 계획 내에 기존사업이나 신규사업이 아닌 ‘추가검토사업’으로 5호선 연장이 자리해 있다. 예비 격인 이 사업을 신규사업에 올려놓기 위해 빠르게 노선을 확정하고, 이후 예타를 진행하느냐 마느냐 결정하게 될 것이다.

-예타면제 가능성은 어느정도로 보나?

▶최근 발표된 신도시 입주는 2029~2031년께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 첫 신도시 발표로 사실상 4기 신도시라고 할 수 있는데, 3기 신도시 이후로는 정부가 아파트 입주 시점에 교통이 개발돼있어야 한다는 식의 ‘선(先)교통’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예타면제가 돼야 입주 완료 전 전철을 개통시키는 시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예타면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포는 서울과 매우 가깝지만 교통이 안 좋다는 인식이 컸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김포가 상당히 다른 모습이 될 것 같다.

▶ 중전철(5호선)이 들어가고 아니고가 주민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출근 지하철에 사람이 많아도 8량 짜리 지하철이 있으면 기다리지 않고 탈 정도로 수용이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지옥철’ 같은 건 없어지는 거다. 출퇴근 편의성이 좋아지면 기업들이 들어온다. 용인시 등 타 지역을 보면 전철이 내려가니 기업 투자가 되는 것이다. 서울에서 신도시까지 전철로 20~25분밖에 걸리지 않게 되면 김포는 큰 기업들의 투자처로 부상할 수 있게 된다.

-골드라인 혼잡률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70버스’ 사례도 화제였다.

▶이태원 참사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인구밀집 재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골드라인 혼잡률 완화를 위한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했다. 이에 올해 1월부터 70버스가 대비책으로 투입됐다. 하지만 5대만 운행되고 버스전용차로가 서울까지 이어져있지 않아 이용률이 낮았다.

그러나 4월 골드라인에서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하고 대통령의 특별지시를 계기로, 국토부와 서울시, 경기도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개화-김포공항역 구간 버스전용차로를 한 달 만에 개통하고 추가 증차, 배차간격 단축 등을 이뤄냈다. 점차 정시성을 확보하면서 버스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5호선 개통 전까지 출근길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19일 경기도 김포시청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위해 5년간 발로 뛰어 왔다. 가장 김포시민을 위하고 경제성이 높은 노선으로 확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포=임세준 기자

-김포시민으로서는 외지 출신 시장이 상당히 오랜만이다. 시정을 하면서 느끼는 김포는 어떤 도시인가?

▶20년 만의 외지 출신 시장이다. 그동안 김포의 인구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최근 10년 사이 김포에 20만 명 이상의 외지 인구가 들어왔고, 이보다 앞선 2003~2004년도 정도에도 10만명 가량 인구유입이 있었다. 현재 인구를 50만명으로 보면 대다수가 외지인인 셈이다. 예전처럼 농사 짓던, 지역정체성이 강한 곳이 아니고 서울 근교 신도시화가 진행된 상황으로 보인다. 오히려 외지 출신 시장에게 그동안 토박이 출신 시장이 풀지 못했던 교통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인식도 많다.

-김포의 새로운 정체성을 세워야 할 시기인 것 같다.

▶그렇다. 김포의 희망이고 꿈은 ‘물’이라고 보고 있다. 한강 물을 이렇게 가까이서 쓸 수 있는 곳은 김포밖에 없다. 한강과 연결된 물길을 살려서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려고 한다. 최근 조직개편으로 하천과를 신설해 수변길을 조성하고 있기도 하다.

-정부가 신설하겠다는 이민청을 김포에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김포가 적합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1월 제6대 전국다문화도시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협의회 회장으로서 다양한 포럼과 간담회, 토론회 등을 진행해 왔다. 김포시는 외국인 주민수가 6.4%에 달하고, 김포공항으로 20분, 인천공항과 인천항에 30분 이내로 접근이 가능한 국제교류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민청 유치 시 직원들의 필요에 맞는 청사 건립이나 정주여건 개선 등 다양한 지원계획을 발표하는 등 이민청 유치 협의를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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