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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자박물관, 인천 송도에 개관
라이프| 2023-06-29 11:01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외부 전경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인간 지성의 상징인 ‘문자’를 주제로하는 박물관이 개관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 국립세계문자방물관이 문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박물관에는 국비 611억원이 들었으며, 총 면적은 1만5650제곱미터 규모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 전시실을 비롯 2층에는 카페테리아가 들어선다. 건축물 외관은 흰색 두루마리를 펼쳐놓은 듯한 모습으로, ‘페이지스(Pages)’라는 이름이 붙었다.

북한산 진흥원 순수비, 지주중류비, 보령 성주사지 대낭혜화상탑비, 경원 여진자비 (왼쪽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대표 소장품으로는 ‘원형 배 점토판(쐐기문자 점토판)’, ‘카노푸스 단지’, ‘구텐베르크 42행 성서’ 등이 꼽힌다.

‘원형 배 점토판(쐐기문자 점토판)’은 기원전 2000~1600년 사이 제작된 점토판으로, 앞 뒤면에 쐐기문자로 고대 서아시아의 홍수 신화를 기록돼 있다.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이야기 중 하나로 그 내용이 성서의 ‘노아의 방주’와 유사해 성서고고학 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록물로 꼽힌다.

‘카토푸스 단지’는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가 새겨진 용기로, 미라를 제작하면서 시신에서 꺼낸 장기를 보관했다. 몸체에는 상형문자로 죽은 사람에 관한 내용을, 뚜껑은 수호신을 형상화한 동물(개코원숭이)의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로비 전경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는 유럽에서 금속활자로 인쇄한 가장 오래된 서적이다. 인쇄술로 문자가 일반인에 확산할 수 있었고 종교와 지식이 대중화했다고 평가된다. 아시아권에서 구텐베르크 성서를 소장하고 있는 기관은 일본 게이오대학교를 제외하면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유일하다.

상설전시로는 ‘문자와 문명의 위대한 여정’을 주제로 문자문화를 비교문화의 시각에서 조망한다. 인류 최초의 문자 쐐기문자부터 세계 대부분 문자에 영향을 준 이집트문자, 현재까지 사용하는 가장 오래된 문자인 한자, 가장 잘 만들어진 문자로 알려진 한글에 이르기까지 문자 55종의 다양한 유물과 디지털 이미지를 만나볼 수 있다.

개관기념전으로는 ‘긴 글 주의–문자의 미래는?’이라는 주제로 긴 글을 기피하고 그림·영상 등 비문자적 소통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진 현상을 돌아보고 문자의 고유한 기능을 다시 생각하게 함으로써 문자와 비문자가 가진 소통의 역할을 통찰한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29일 개관식 이후 30일부터 국민에게 공개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승영, 바벨탑,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상설전시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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