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폭우에 창덕궁 담장도 무너졌다…유네스코 세계유산도 피해
라이프| 2023-07-14 18:44
14일 장마철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창덕궁 인정전 뒤쪽 담장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김민지 기자]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주요 문화유산에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14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해 국가지정문화재에서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20건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에 파악했던 것(14건)보다 6건 늘었다.

피해 문화재는 사적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천연기념물 5건, 국가민속문화재 3건, 명승·국가등록문화재 각 1건이었다.

지역별로는 전남·경북 각 5건, 강원·전북 각 3건, 서울·부산·광주·충북 각 1건이었다.

연일 세찬 비가 내렸던 서울에서는 창덕궁 인정전 뒤편에 있는 계단식 화단인 화계(花階) 담장 약 15m 구간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장막을 덮어놓은 상황"이라며 "기상 상황이 좋아지는 대로 신속하게 복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주요 문화유산에서도 비 피해가 잇따랐다.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하나인 전북 익산 미륵사지는 문화재 구역 안에 있는 경사면이 일부 유실됐고, 익산 왕궁리 유적은 서쪽 일부 구간이 침수돼 배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백제 시대 무덤으로 추정되는 사적 '익산 입점리 고분'은 고분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세계유산 '한국의 역사 마을: 하회와 양동'에 속한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담장 약 20m가 무너져 내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 펜스를 설치한 상태다.

전국적으로 장마가 이어지면서 국가유산 피해는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앞서 사적 '순천 낙안읍성'은 사적 내 관아동 내아와 동헌 기와가 떨어지고 민가동이 침수됐으며, 일부 건물은 담장이 무너지기도 했다.

경북에서는 1380년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의성 사촌리 가로숲'의 나무 1그루가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천연기념물인 '의성 제오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에서는 보호각 지붕 일부가 파손됐다.

문화재청은 "피해가 확인된 국가유산에서는 응급 복구가 진행 중"이라며 "추가 피해나 훼손을 막기 위해 긴급보수 사업 신청을 받아 8월 중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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