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호 부총리-교사노조 간담회
학교내 민원전담창구 따로 개설 힘 실려
서울 서초구 초등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교권 보호’ 대책 마련 요구가 거센 가운데 학교 내에 민원 전담 창구를 따로 개설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학부모가 직접 교사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을 차단하는 방안으로, 24일 열릴 이주호 부총리와 교사 단체 간 현장 간담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24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발의된 교권 보호 관련 법안 통과에 더해 학교 내 민원 전담 창구 설치, 교권회복위원회 실질화 등 현장에서 교사들의 과도한 업무를 덜어줄 대책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지난 2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간담회에 이어 이날 교사노조를 찾아 대책을 논의한다. 간담회에는 이 부총리를 포함한 교육부, 교사노조 관계자 외에도 유치원 교사, 초등 교사, 중등 교사, 특수 교사 등 현장 교원들이 참여한다.
교사노조는 교사-학생 간 ‘상담’을 요청하며 이뤄지는 불합리한 민원을 1차적으로 걸러낼 창구 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행정실, 교무실 등에 관련 창구를 설치해 담임 교사 등이 불합리한 민원을 직접 처리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난 23일 경기교사노조가 학부모 민원, 폭언·폭행 등 교권 침해 사례 수집을 위해 웹사이트를 개설하자 2000건이 넘는 사례가 접수됐다. 해당 사이트에는 교사에게 결석 후 출석 인정, 모닝콜 요청부터 “아이들이 선생님 아이폰을 보고 사주라고 하니 아이폰을 쓰지 말아달라”는 황당한 요구까지 담겼다.
정치권 또한 호응 중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민원 관련 교사-학부모 대면 차단, 생활지도 전담 교사제 도입, 상담교사 배치 확대, 보호자 학교 방문 사전 예고 등 방안을 거론하며 “종합적으로 청취해서 법 또는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사의 교권을 보호할 사실상 유일한 수단인 교권회복위원회(교권위) 강화도 논의 안건으로 꼽힌다. 교권위 개최에 학교장 승인이 필요하다 보니 폭언·폭행을 겪고도 참고 넘어가는 교사들이 많다. 교권위 개최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도 문제다. 학교는 교권위를 열기 전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컨설팅’ 받는 것부터 시작하는게 현실이다. 교권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교사-학생·학부모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전학 등 처분이 결정되더라도 전학 직전까지 계속해서 학교를 다니는 등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