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너무 좨송, 조심하갯읍니다" 악평마다 사과한 분식점 노부부
뉴스종합| 2023-07-25 15:55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분식점을 운영하는 한 노부부가 음식과 서비스에 불만을 제기한 악평 리뷰에 대해 일일이 정중한 사죄의 댓글을 남겨 누리꾼들에게 먹먹함을 안기고 있다. 과하다 싶은 손님들의 요구와 악평도 있었지만, 노부부는 서툰 맞춤법이라도 정성을 다해 손님들의 불만에 답을 남겼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노부부가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운영 중인 분식집에 대한 배달 플랫폼 리뷰와 답변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글쓴이는 "다른 사장들처럼 따지거나 무시하면 좋을 텐데 리뷰 하나하나에 사죄하고 다니신다"며 안타까워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오이냉국수를 주문한 후 리뷰를 남긴 한 손님은 별점 1개를 주며 "오이 빼달라고 했는데 넣을 수 있는 곳에 다 넣었네요. 요청사항 좀 읽어주세요"라고 지적했다.

분식점 사장은 '냉면 국물이 부족하고 면이 불었다'는 리뷰에 "너무 좨송합니다. 다음엔 육수 만이(많이) 드릴개요"라고 사과했다. 그 이후에도 계속 신경이 쓰였는지 "또 주문 안하새요? 재가(제가) 원하시는 매뉴(메뉴) 하나 더 드리고 십은대(싶은데) 다음에 혹시라도 주문 주시면 냉면 얘기 꼭 하새요. 그래야 재가 기역(억)하니까요"라고 추가 답글을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장은 다른 리뷰에도 "너무 큰 실수를 햇내요", "머가 마음에 안드셧군요. 다음엔 조금 느저도(늦어도) 새로 살마(삶아) 드릴개요", "만이(많이) 서운하셨나 보내요" 등 불만을 표시한 손님들에게 일일이 사죄했다.

'맛도 맛이지만 양에 놀랐다'고 칭찬 리뷰를 남긴 손님에게 사장은 "요새 우울한데 조은(좋은) 리뷰 감사하고 고맙읍니다. 앞으로도 맛있개 해드릴개요. 양도 만이 드리고요. 조금 실수가 있더라도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또 "항상 맛이 한결갓(같)지는 안갰지만 맛잇개 할려고 노력한답니다. 이럭캐(이렇게) 저를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동안 겨우 유지하다 배민 덕분에 요즘 살고 있어요. 리뷰를 너무 잘 써주신 거 알아요. 눈물이 핑 돌앗다"고 고마워했다.

노부부는 배달앱 이용이나 모바일 환경에 서툴러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거나 할 때는 간혹 실수를 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 분식점을 잘 아는 것으로 보이는 누리꾼은 "'장사하는데 제대로 준비 안 됐으면 하지 말아야지' 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 조금 이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대신 양해를 구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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