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특수아동 미래에 악영향"…주호민 사태에 의료계 우려 목소리
뉴스종합| 2023-07-29 10:04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들의 담당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것을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28일 페이스북에 “부모 된 마음으로 주호민씨 행동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다른 특수아동들 미래에 악영향을 준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주호민 부부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킨 데 대해서는 “앞으로 주씨의 아들을 담당할 모든 교사들은 항상 주씨의 아들이 녹음기를 소지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면담을 건너뛴 고소로 인해 특수아동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이번에 피소된 교사에 대해 동질감을 느끼고 나의 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사도 전문직이지만 특수교사는 그중에서도 더 깊은 전문성을 가진 직업인”이라며 “전문성이 위축될 때 전문가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주호민은 경기도 용인시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자신의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지난해 9월 고소했다. 이런 사실이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맞물려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당시 주호민 아들은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해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돼 통합학급(일반 학생과 함께 수업받는 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다. 이후 주호민 부부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고 등교시켰고, 특수교사 A씨가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문제 제기를 했다.

교사를 무리하게 고소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주호민은 지난 26일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며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호민에게 고소당한 특수교사 A씨는 경위서에서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하고자 했을 뿐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반박했다. 수업 중 계속해서 교실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주호민 아들을 제지하기 위해 ‘너 교실에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왜 못 가는지 알아?’ 등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A씨는 교육청에서 직위해제 통보를 받고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고소 사건에 대한 충격으로 우울증을 겪어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교사와 학부모들은 “평소 A씨는 존경받을 만한 좋은 선생님이다” “수많은 특수교사를 만났지만 A씨 같은 사람은 없다. 기다렸던 설리번 선생님을 드디어 만난 건데 한순간에 뺏겼다”라며 앞다퉈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123@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