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인터뷰] 이학춘 교수 “유엔군 후손에게 이중국적허용과 이민우선포용정책이 최대 보훈의 길”
라이프| 2023-08-04 16:07

사진=이학춘교수(동아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명예교수/ 한국전참전UN군후손장학회 이사장)

이학춘 한국전 참전 유엔군 후손장학회(이하 유엔군 장학회) 이사장(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은 “6.25 참전 자녀들에게 한국에서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최고 보은의 길” 이라며 “이들에게 이중국적 허용과 이민 우대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초저출산 한국사회에서 대폭적인 이민포용은 불가피하다” 면서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뿌리를 공유하는 유엔군 후손에 대해 과감한 이민자 우대정책이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엔군 장학회는 참전용사후손에 대한 이중국적 수여운동과 이민자우선포용정책을 정부측에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전에 참전했던 유엔군의 후손돕기 운동이 부산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는데요.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우리 국민들은 200만명에 달하는 한국전 참전 유엔군에 대해 늘 보은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사망하거나 고령이어서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생산적 보훈정책’으로서 한국전참전 유엔군 후손에 대해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왔습니다. ‘생산적 보훈’이란 유엔군 후손들에게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줌으로써 후손들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잘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생산적 보훈’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무엇인지?

우선 한국전 참전 유엔군 후손들에 대해 ‘이민자 우대포용정책’을 실시하는 것입니다. 이들 자녀에게 이중국적을 인정하고 이민을 허용하면,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부족한 인적 자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이 한국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죠.

한국전 참전 유엔군 후손은 벌써 3-4세대에 이르러 총 2천여만 명으로 추산되는 데 이들은 한국문화를 잘 알고 이해하는 소중한 글로벌 인적자원입니다.

또 이 분들에게 보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포용하면 선진국에서 겪고 있는 사회갈등문제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한국전 참전 유엔군들이 귀국한 이후의 삶은 어떠한가요?

유엔군 파병국가는 16개국, 의료지원국 6개국, 물자지원국은 39개국, 총 61개국입니다.

그런데 참전용사는 귀국 후에 대부분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살아왔다고 합니다. 이들은 전쟁으로 깊은 슬픔과 삶에 대한 허망함, 두려움, 공포, 잔인함 등 인간이 할 수 없는 일들을 겪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또한 부상병이 대단히 많아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특히 625전쟁은 자유진영과 공산진영간의 이념전쟁이어서 참전용사들은 자국에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개도국 유엔군 파병 후손들은 모국에서 상대적으로 훨씬 더 궁핍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의 경우 1974년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이유로 후손들은 극심한 차별대우와 온갖 박해를 받고 현재까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유엔평화공원의 역할과 발전방안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엔평화공원은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유엔군 추모공간입니다. 향후 이 공원을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유엔군 후손들과 내국인과의 인적교류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이들의 인재양성지원 기관으로서 기능을 확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참전 유엔군은 이미 잊혀진 분들이지만 이들 후손들은 가족구성원으로부터 한국전 종전이후 70년간 한국문화와 발전상을 들었기 때문에 이들은 세계 최고의 친한파 인재들입니다.

- 유엔군 후손 장학회에서는 어떤 사업들을 준비 중에 있는지요?

먼저 정부측에 참전용사 후손에 대한 이중국적 수여운동과 이민자우선포용정책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유엔군 후손 장학회는 유엔군 파병국가 소재대학과 ‘유엔군 후손교육지원 협정’ 체결을 주진하면서 협정대학에 ‘온라인한국어교육센터’를 설치하려고 합니다. 이들이 입국 이전에 한국어를 마스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유엔군 후손이 국내에 입국하는 경우 지역별 국립대학과 공동으로 ▲ k-푸드 키부츠, ▲ k-언어문화 키부츠, ▲ k-농업 키부츠 사업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기술을 전수하여 모국으로 돌아가서 한국형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죠.

- 한국전 참여 유엔군 후손들을 위한 장학회 기금은 어떻게 조성합니까?

2025년도부터 대기업들은 지속가능성보고서와 ESG 경영인증을 공지해야 합니다. ESG경영인증 항목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사회공헌분야에 ‘한국전참전 UN군 후손장학회’ 기부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유엔군 후손장학회는 일대일 서포터스 시스템을 개발하여 1개의 기업이나 1개의 사회단체 또는 기관이 1명의 유엔 참전용사 후손 돕기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할 예정입니다.

작은 실천 방안의 하나로, 올해 6월부터 매월 첫째, 둘째 일요일 한국전참전용사 기금마련 색소폰 버스킹과 저명 음악인초청 거리음악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오후 3시부터 부산서면 영광도서 분수대에 앞에서 하고 있는데, 많은 시민들이 호응해주시고 계십니다.

lee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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