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난 강하고 아름답다” 총알에 눈 잃은 우크라女, 플레이보이 표지 장식
뉴스종합| 2023-08-05 18:05
이리나 빌로체르코베츠가 커버 모델로 나온 플레이보이 잡지를 설명하는 모습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총알에 맞아 한쪽 눈을 잃은 우크라이나 여성이 잡지 플레이보이의 표지 모델을 장식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플레이보이 우크라이나는 최근 모델이자 외과의사, TV 진행자 등으로 활동하는 이리나 빌로체르코베츠를 커버 모델로 삼아 온라인 최신호를 엮었다.

빌로체르코베츠는 이번 특별판 시리즈에서 시력을 잃은 왼쪽 눈을 하트 모양의 은색 안대로 가린 채 등장한다. 금속 재질의 비키니를 입고 포즈를 취한다. 주제는 '여성은 강인하다'다.

빌로체르코베츠는 "내 얼굴은 더는 예쁘지 않지만, 나머지 신체는 아름답다"고 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의 보좌관으로 있는 정치인 남편을 둔 빌로체르코베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사흘째인 지난해 2월26일 아이 셋을 차에 태우고 가던 중 총격을 받았다.

빌로체르코베츠는 좌측 안구를 잃었다. 턱뼈도 골절됐다. 이 때문에 몇 달간 병상에 있으며 수차례 재건 수술을 해야 했다.

빌로체르코베츠는 피습 이후 처음 정신을 차렸을 때 "눈 하나가 사라지고, 몸 이곳저곳에 삽관이 되고, 수술 때문에 머리카락은 모두 깎인 상태였다"며 "꿰맨 자국과 흉터, 상처가 여기저기에 남아있었다. 나는 프랑켄슈타인 같았다"고 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공격을 놓고 친러시아 세력의 소행이라는 의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빌로체르코베츠는 우크라이나인들 사이에서 저항의 상징 중 하나가 됐다고도 했다.

현재 빌로체르코베츠는 음악가 등 예술계 인사들과 함께 사기 진작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는 '우크라이나 문화군' 활동에 참여 중이다.

플레이보이 우크라이나는 성명을 내고 "전쟁 중 상처를 입고도 삶에 대한 갈망을 잃지 않고 힘과 동기부여의 모범이 되고 있다"며 "(그렇기에)여성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특별판에 섭외했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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