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와 공동연구 공정단점 해결
우리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의 하나인 폴리우레탄은 염산을 촉매로 사용, 이는 많은 독성 폐수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에 염산을 친환경적인 고체 형태의 산 촉매로 대체하고자 하는 연구를 지난 20여 년간 진행해 왔으나 낮은 반응 선택도와 빠른 촉매 비활성화 문제로 한계에 부딪혀왔다. 이와 관련 국내 연구진이 염산 촉매 기반 공정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 고체산 촉매를 개발했다.
카이스트(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사진) 교수 연구팀이 인하대 이용진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폴리우레탄 기초 원료인 메틸렌디아닐린 제조에 있어 높은 촉매 활성과 선택도를 갖고 뛰어난 장기 안정성을 갖춘 LTL 제올라이트 기반 촉매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메틸렌디아닐린의 제조에 고체산 촉매로 널리 연구되어 온 물질은 마이크로 기공(기공의 직경이 1나노미터 이하)을 가지고 있는 결정성 물질인 제올라이트다. 하지만 제올라이트 촉매의 경우 메틸렌디아닐린 합성 반응에서의 반응물과 생성물의 분자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에 마이크로 기공에서의 확산 속도 제한으로 야기되는 낮은 활성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작용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AIST 연구진은 4,4-메틸렌디아닐린을 선택적으로 합성하고 올리고머의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최적화한 제올라이트 촉매를 설계했다.
연구진은 현재까지 발견된 250개 이상의 제올라이트 구조 중 LTL 제올라이트 구조가 4,4-메틸렌디아닐린의 합성에 이상적임을 발견했다. 아울러 LTL 제올라이트의 결정 내부에 거대 분자의 확산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추가의 기공을 뚫어서 일종의 ‘분자 고속도로’를 만들어 느린 분자 확산 문제를 해결했다.
이렇게 마이크로 기공과 메조기공을 동시에 포함하는 신규 LTL 제올라이트 촉매는 일반 LTL 제올라이트에 비해 8배 이상 증진된 활성을 보였으며, 염산 촉매를 이용한 촉매 공정에 비해 10% 이상 증진된 4,4-메틸렌디아닐린 수율을 보였다.
또 신규 개발한 촉매가 장기 연속 반응 공정에서도 우수한 안정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신규 제올라이트 촉매를 사용한 공정은 염산 기반의 공정과 달리 중화 공정이 필요하지 않고, 폐수 발생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최민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수의 화학 기업들이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던 메틸렌디아닐린의 친환경 생산 공정 개발에 돌파구를 제시한 국내 고유의 기술적 성과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한화솔루션과 협업, 신규 촉매 기술을 상업적으로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화솔루션㈜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6월 27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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