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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독립기념관 부실 경영 질타 “전면 쇄신해야”
뉴스종합| 2023-08-22 16:20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2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22일 독립기념관의 부실경영과 특정 학파 중심의 편향성을 지적하면서 전면 쇄신을 촉구했다.

박 장관은 이날 을지연습 훈련 상황 점검을 겸해 보훈부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독립기념관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공공기관 경영 평가 결과와 ‘한국독립운동인명사전’ 대필 의혹 사건 등을 언급하며 독립기념관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독립기념관은 지난 6월 발표한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아 기관장 경고 조치를 받았다.

독립기념관의 경영평가는 지난 2020년 B등급에서 2021년 C등급, 그리고 2022년 D등급으로 지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타공공기관으로 전환돼 경영평가 주체가 기획재정부에서 국가보훈부로 변경됐다.

박 장관은 또 지난 2021년 불거진 ‘한국독립운동인명사전’ 대필 의혹 사건을 대표적인 복무기강 해이 사례로 꼽으며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앞서 일부 독립기념관 직원들은 과거 작성한 원고의 일부만 수정한 뒤 명의 대여자를 내세워 원고료를 환수하는 방식의 부당 수령 의혹을 받았다.

이에 2021년 보훈부의 전신인 국가보훈처가 감사를 진행한 뒤 수사기관으로 자료를 이첩했고, 검찰 수사 결과 일부 관련자들의 혐의가 있는 것으로 통보된 상태다.

보훈부는 독립기념관의 경영관리 노력과 사업 성과를 지속 점검·평가해 경영실적을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독립기념관 내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일부 연구원들의 편향성 문제도 제기됐다.

앞서 국회에서는 ‘한국독립운동인명사전’ 대필 의혹과 관련해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가 특정 학맥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생긴 내부자간 부당거래 사건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보훈부는 독립운동사 연구가 왜곡된 시각이나 특정 학맥 중심으로 이뤄질 경우 편향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이나 학교 출신자들을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에 채용·연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향후 독립운동사에 대한 균형 있는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박 장관은 “독립기념관은 국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올바른 국가관을 확립시켜 줄 막중한 임무를 실현해야 하는 대한민국 대표 기념관이지만 현재 처해 있는 제반 상황은 위기”라면서 “공직기강 확립 등 전면적인 쇄신을 통해 전 국민이 즐겨 찾는 교육의 장이자 자랑스러운 역사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장관은 이날 광주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정율성과 관련 “북한의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인가”라며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제와 싸운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방 후 북한으로 귀국해 조선인민군 구락부장을 지냈으며 인민군 협주단을 창단해 단장이 됐다”면서 “그가 작곡한 조선인민군 행진가는 한국전쟁 내내 북한군의 사기를 북돋웠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정부 수립에 기여하고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만들어 6·25전쟁 남침의 나팔을 불었던 사람, 조국의 산천과 부모·형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공산군 응원 대장이었던 사람이기에 그는 당연히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1948년 2월 정율성이 북한의 인민경제계획을 성실히 수행한 공로로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받은 상장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보훈부 장관으로서 자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을 국민 세금으로 기념하려 하는 광주시의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전면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정율성은 광주 출신으로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등을 공부한 후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했으며, 6·25전쟁 중 중국 인민군 일원으로 전선 위문 활동을 펼쳤다.

정전 이후 북한에 정착했다가 1956년 김일성이 연안파를 숙청하자 중국으로 귀화했고 1976년 사망했다.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한 광주시는 총 48억원을 들여 올해 연말까지 공원 조성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역시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영웅시하지도, 폄훼하지도 않는다”며 “뛰어난 음악가로서의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광주의 역사 문화자원으로 발굴하고 투자할 것”이라며 ‘정율성 역사공원’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시장은 “정율성 선생은 시진핑 주석이 한중우호에 기여한 인물로 김구 선생과 함께 꼽은 인물”이라면서 “나와 다른 모두에 등을 돌리는 적대의 정치는 이제 그만하고 다른 것, 다양한 것, 새로운 것을 반기는 ‘우정의 정치’를 시작하자”고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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