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강서구청장 보선, 판 커지나…與, 이번주 결판낼듯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08-28 10:14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오는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놓고 국민의힘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으로 실형을 받고 직을 상실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특별사면을 받자, 여권 내에서 후보 공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면서다. 김 전 구청장도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구청장은 28일 오후 2시 강서구에서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연다. 김 전 구청장은 지난 14일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만약 당과 국민이 허락해 주신다면, 제게 남은 시간을 다시 강서구에서 더욱 의미 있게 쓰고 싶다”고 출마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18일 보선 예비후보 등록하면서 선거전에 나섰다. 김 전 구청장 외에도 김용성 전 시의원, 김진선 강서병 당협위원장이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당 지도부는 “김 전 구청장의 출마는 당과 협의가 없었다(유상범 수석대변인)”며 선을 긋고 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당의 공천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가능하면 금주 내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이틀 간 진행되는 국민의힘 연찬회에서도 강서구청장 공천이 공식 안건으로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는 특별사면이 김 전 구청장에 대한 전략공천 의지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지도부 내에선 그간 무공천 기류가 강했는데, 김 전 구청장을 이번 보선이 아닌 내년 총선에 출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이 이번 보선 공천을 꺼리는 표면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강서구가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의 험지라는 점이다. 현역 국회의원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진성준·강선우·한정애)으로,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성태 전 의원이 18~20대 총선에서 강서구을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지내긴 했지만 여전히 서울 내에서도 야권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두 번째는 재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을 한 경우 무공천하도록 한 당규 제39조다.

다만 5선의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주말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재보궐 사태는 국민의힘 후보의 귀책에 의해 발생한 일이 아니다”라며 “당장의 우리 당의 정치적 유불리, 정치공학적 계산은 배제하고 국민 상식과 정의 원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공천해 국민들께 판단 받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공익을 위한 폭로로 선고유예를 해도 될 그런 사안을 굳이 집행유예햇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보고 대통령께서 즉시 사면한 게 아닌가”라며 “당연히 공천을 해서 수도권 민심의 흐름을 확인해 보고 총선 대책을 세우는 게 맞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당 내에선 지도부가 ‘책임론’을 우려해 공천 결정을 머뭇거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선거는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서울 한복판에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패배 시 그 여파가 지도부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 승산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강서구청장 선거는 외면하고 있다”며 “후보를 내고 싶지 않은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수도권 전략을 세우기 위해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아프다는 이유로 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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