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비요뜨’發 가격인상 브레이크?...10월 우윳값 어쩌나
뉴스종합| 2023-09-19 11:26
다음 달부터 서울우유 흰 우유 제품 편의점 가격이 4.9∼11.7% 오른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의 흰 우유 제품 ‘나100% 우유’가격은 1L에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 오른다. 사진은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서울우유 제품 모습 [연합]

8.8%(88원)라는 원윳값 인상 시점(10월)이 약 2주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유업계에서는 서울우유가 처음으로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하며 신호탄을 쐈다. 서울우유는 대표 제품인 ‘나100% 우유 1ℓ’ 편의점가 4.9% 인상, 요거트 제품 비요뜨 편의점가 27.8%을 결정한 후 반발이 일자 인상 폭 재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 결정 후 재조정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와 편의점 업계는 비요뜨 제품 가격 인상 폭에 대해 재협의 중이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업계의 제품 가격은 월말 가격 협상 후 익월 1일부터 적용되는 구조로 추석 전 새로운 인상률이 발표될 전망이다. 당초 서울우유는 비요뜨(1800원→2300원, 인상률 27.8%)를 포함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나100% 우유’의 판매가격을 10월부터 각각 ▷1ℓ 3050원→3200원(4.9%↑) ▷200㎖ 1100원→1200원(9.1%) ▷1.8ℓ 5550원→6200원(11.7↑)으로 인상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약 30%에 육박하는 비요뜨 가격 인상률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비슷한 타사의 토핑요거트는 2000~2300원 선이어서 지금까지 원가 절감을 감내해 왔다”면서 “다만 이번 불가피한 인상에 대해서 과하다는 지적이 있어 재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제품이라도 용량에 따라 인상률이 4.9~11.7%인 우유 제품과 비교했을 때도 인상률로는 두 배가 넘게 차이가 난다. 흰 우유 용량별 인상률이 다른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같은 우유라도 용량별 제품 가격의 과거 인상률이 다를 수 있고 우유는 몇 십원 올라도 상대적으로 인상률이 크게 보인다”면서 “다만 대표적인 1ℓ 제품의 경우 관심이 제일 크다 보니 업체들이 좀 더 인상 자제 압박을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우유가 가격 인상 후폭풍을 겪는 가운데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 다른 유업체들도 ‘결정의 시간’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유가 저관여제품이기 때문에 자칫 가격을 잘못 올렸다 판매량에 변화가 갈 수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는 구매 주기가 짧고 습관성 구매를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면서 “100~200원 차이도 선택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일단은 판매량이 보전이 돼야 원가 인상에 따른 영업이익 확보가 가능한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민 지점은 인상의 타이밍이다. 눈에 띄는 가격 인상을 피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선두 업체가 가격을 올릴 때 같이 올리는 경향이 있어왔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가격 저항 및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에 의해 유통단계에서 일시적으로 가격을 동결시키는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원유를 사용하는 빙과업체인 빙그레, 해태아이스의 경우 연초 가격을 올렸지만 롯데웰푸드는 성수기인 7월에 편의점 납품가를 올린 게 대표적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소비자 부담을 우려해 현재 롯데웰푸드의 가격 인상분을 판매가에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의도적인 가격 동결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다른 식품 가격 인상과 맞물릴 경우 체감 물가의 변화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우유는 냉장제품이라는 특수성이 있는 데다 수출이 어려워 가격 인상을 보류하거나 최소화할 경우 유업계의 영업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의 경우 상반기 매출은 1조421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약 30% 줄어든 233억원을 기록했다. 매일유업은 상반기 연결 매출 8976억원, 영업이익 341억원을 기록해 성장했지만 마냥 기뻐할 상황이 아니다. 매일유업은 실적 개선 배경을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 및 식자재 유통 사업·식물성 음료 등 신사업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은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5011억원, 영업손실 224억원을 기록하며 3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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