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아이폰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싼 폰 쓰기 싫으면…다들 비싼 폰만 쓰네.”
올해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스마트폰이 잇달아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이를 외면한 것이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초고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점유율은 같은 기간 외려 증가했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초고가 스마트폰에 수요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IDC는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감소한 280만대 규모라고 20일 발표했다.
한국 IDC는 “전반적인 소비자 심리 지수는 회복되고 있지만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며 전체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진=임세준 기자] |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800달러 이상(한화 약 106만원) 초고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18.7%포인트 늘어난 57%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출하된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폰인 셈이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아틀라스리서치의 조사 결과도 이와 유사하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가격대별 점유율을 살펴본 결과 120만원대 이상이 38.3%로 가장 많았다. 모델별 판매 점유율 1위도 삼성전자 갤럭시S22 울트라(12.2%)가 차지했다.
한국 IDC는 “삼성전자 갤럭시 울트라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 프로 및 프로맥스 등 초프리미엄 제품군의 높은 수요가 지난 분기에 이어 지속된 덕분”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5 톰브라운 에디션'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
오래 쓰더라도 ‘이왕이면 비싸고 좋은 폰’을 사겠다는 소비 심리에 중저가 스마트폰의 존재감은 갈수록 작아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39만원대에 불과한 갤럭시A24를 출시했고, 모토로라는 지난달 외산폰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100만원 미만의 폴더블(접는)폰을 출시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만큼은 이렇다 할 반향을 불러모으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초고가폰 점유율은 늘고, 교체주기는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2~3년 꼴로 여겨졌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이제 3년 4개월 이상(카운터포인트리서치 출처)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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