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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대립 ‘파국 치닫는 국회’…이재명 26일 영장실질심사
뉴스종합| 2023-09-22 11:34

#2023년 9월 21일 오후 3시 23분(한덕수 총리 해임건의안 통과) #오후 4시 44분(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오후 5시 35분(현직검사 탄핵소추안 통과)

단 2시간 12분 만에 대한민국 정치가 혼돈에 빠졌다. 멀게는 약7개월 앞둔 총선 정국에, 가깝게는 연말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짙은 안개가 드리웠다.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정치 실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21대 국회가 급기야 ‘정치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살얼음 판 위에 서있는 형국이다. ▶관련기사 5면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한덕수 총리 해임건의안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현직검사 탄핵소추안은 모두 헌정 사상 최초 기록이 됐다. 총선 전 마지막 정기국회의 본회의에서 전례 없는 정국이 펼쳐진 것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제1야당대표 체포동의안가결, 국무총리해임건의안가결, 현직검사탄핵소추안가결이라는 헌정사상 최초 삼대사건”이라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할 정기국회에서 정치적 사안으로 언론보도가 이어진 것에 대해서 국민들게 송구스럽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6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기일을 26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영장심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26일 밤이나 27일 새벽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단식 23일째를 이어가는 이 대표가 건강상태를 이유로 기일 연기를 요청하면, 법원은 심문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

전날 국회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표결에 부쳐져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표결에는 재적의원 298명 중 295명이 참여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출석의원 과반(148명)으로, 이번 표결에서는 가결 정족수보다 1표가 더 나왔다.

당장 민주당은 지도부 ‘불능 사태’에 빠졌다. 전날 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했고 조정식 사무총장이 사의를 밝혔다. 국회 과반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지도부 공백은 향후 국회 일정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정정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박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했다. 후임 원내대표는 가장 빠른 시일 안에 가급적 추석연휴 전에 선출하도록 하겠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퇴는 없다. 지도부 공백은 최단시간에 최소화하고 당의 정무직 당직자도 조속히 안정적 조치 취할 수 있도록 이재명 대표와 의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 공개법, 보호출산제법 등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본회의 통과가 예상됐던 민생 법안들이 대거 보류됐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98개 상정 안건을 처리하려 했지만 교권보호 4법과 이 대표 체포동의안,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등 총 8건의 안건만 처리했다. 처리가 시급한 민생 법안들이 25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될 지도 미지수다.

한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여야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사안이다. 거대 야당의 자중지란으로 여여간 협의가 어려운 환경에서 향후 ‘여야 협치’의 가능성마저 틀어막은 셈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모두 시한 만료로 폐기되거나 부결됐다.

현직 검사의 탄핵소추안도 초유의 사태다.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안 검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권한이 정지된다. 이승환·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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