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중국 침체에 ‘한숨’, 고유가에 ‘눈물’…석유화학 반등 언제쯤 [비즈360]
뉴스종합| 2023-09-30 13:25
러시아 중서부 타타르스탄 연방자치공화국의 석유 채굴 시설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의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원재료인 나프타가 고유가 여파로 급등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석유화학 소비국인 중국이 경기 부진에 빠지면서 에틸렌 가격이 반등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업체들은 체질 개선을 위해 이차전지로 대표되는 신사업 투자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틸렌 마진(에틸렌에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제외한 값)은 올해 6월 말부터 이달까지 약 3개월 동안 t당 1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22일 기준 에틸렌 마진은 t당 151.25달러이다. 손익분기점인 t당 300달러 대비 절반 수준이다. 에틸렌 마진은 석유화학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이다.

지난해부터 바닥을 치기 시작했던 에틸렌 마진은 올해 반등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했다.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경제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이 올해 리오프닝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초에는 300달러에 근접한 t당 286.5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나프타의 가격은 보통 국제 유가와 연동된다. 최근 유가가 한 달간 27% 급등하자 나프타 가격도 자연스레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은 올랐지만 에틸렌 가격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중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석유화학 제품이 들어가는 플라스틱, 건축자재 등의 수요가 줄어들어서다.

남철(왼쪽 여덟번째)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부사장과 천쉐화(왼쪽 일곱번째) 화유코발트 동사장 등이 22일 업무협약 체결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올해 5월 초 t당 583.5달러였던 나프타 가격은 22일 기준 718.25달러로 23.1% 상승했다. 반면 5월 초 t당 870달러였던 에틸렌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다가 현재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는 전통적으로 석유화학 비수기에 해당되는 만큼 유가 상승 등 악재가 계속된다면 에틸렌 수익성은 더욱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에틸렌 마진이 반등하지 않으면서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도 타격이 예상된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9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한다고 증권가는 예측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 등을 다루는 기초소재 사업에서 524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조감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제공]

업황 악화에 석유화학 업체들은 사업 재편에 더욱 속도를 낸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글로벌 신약 등 신성장동력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 그 일환으로 중국 화유그룹과 손잡고 모로코에 연산 5만t 규모의 LEP(리튬·인산·철) 양극재 합작 공장을 짓는다. 양산 목표 시기는 2026년이다. LFP 양극재는 주로 보급형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 소재이다.

롯데케미칼 또한 이차전지 소재 경쟁력 키우게 나선다. 올해 3월 인수를 완료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5600억원을 투자해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로이치에 연산 3만t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스페인, 북미 등에 총 13만t을 추가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동박 생산량을 현재 6만t에서 2028년 24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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