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재명 ‘재택 정국구상’…‘국감 민생’이냐 ‘대여 투쟁’이냐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10-10 10:1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퇴원 후 재택 치료를 이어가는 가운데 총선을 6개월 앞둔 제1야당 수장의 정국 구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국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을 돌아보는 국정감사가 막을 올렸고, ‘총선 바로미터’로 불리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도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당무 복귀를 앞둔 이 대표의 메시지가 ‘민생’에 방점이 찍힐지, 또는 재차 ‘대여 투쟁’을 강조할지 관심이 쏠린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로 극심해진 당 내홍 수습 복안도 주목된다.

이날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국회 등원과 당무 복귀 시점을 정하지 않은 채 재택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다른 계획을 잡지 않고 회복치료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필요한 경우 재택치료 과정에서도 의료진 소견을 받으면서 복귀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1일 진행되는 강서구청장 선거 본투표일까지는 복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보궐선거 이후 상황을 보고 금요일 복귀를 검토할 수 있는데, 이번 주말을 넘기고 당무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국감 상황도 있어 긴 시간 동안 자리를 비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무 복귀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지난달 말 이 대표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에 힘입어 대여 투쟁과 ‘사법리스크’ 역공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단식 치료차 머물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퇴원한 직후 강서구 유세현장을 찾아 진교훈 민주당 후보를 격려하기도 했다. 연설에서 “압도적으로 진 후보를 당선시켜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달라”고 강조하며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불지폈다. 그는 “국민을 인정하지 않고 주권자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여기고 업신여기면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여러분께서 직접 행동으로 증명해주실 것으로 확신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추석 연휴기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했던 만큼, 이 대표가 국감기간 민생에 방점을 찍고 당력을 모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일단 이 대표 부재 상황에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원내 사안인 국감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상임위원회 별로 민생 과제를 챙기는 한편,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오송 참사와 잼버리 파행 등 그간 정부여당에 제기한 의혹 전반을 되짚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강서구청장 보선 이후 복귀가 점쳐지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이 대표 정치 행보도 엇갈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로서는 민주당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최종 득표율차가 구속 갈림길에서 기사회생한 이 대표 리더십이 얼마나 공고한지 보여줄 수 있는 가늠자라는 시각에서다. 일각 관측처럼 10%대 후반대의 압도적 승리일 경우 이 대표 리더십 재정비 토양이 만들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체포동의안 ‘가결파’를 향한 친명(친이재명)계의 숙청 여론 조성에도 이 대표가 이들을 끌어안는 통합 메시지를 낼지도 관심사다. 이 대표는 전날 강서구 유세 현장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함께 손잡고 반드시 벽을 넘어야 한다”면서 ‘원팀 민주당’을 시사한 바 있다. 퇴원 후 첫 공개 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한 만큼 당내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다만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이 대표 진의에 대한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촐연해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면서 “친명 단일 지도부와 더민주혁신회의 등 원외 인사 등 강성 친명 그룹들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제어시키고, ‘그만하라’거나 ‘더 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 이런 것(이 대표의 행동)이 없으면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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