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당내 ‘친명일색 지도부’ 비판 부담
  비명 “집중 포화 맞는 자리…누가 가겠나”
  유력 후보로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 거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1석의 주인을 찾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 지도부를 향해 ‘친명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상황에서 이 대표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을 임명하기에는 부담이다. 더욱이 비명(비이재명)계 송갑석 의원의 사퇴로 생긴 공석이다.

그렇다고 비명계 가운데 공석을 메우겠다고 선뜻 손을 들 의원도 눈에 띄지 않는 분위기다. 친명 지도부에서 비주류로 버텨온 송 의원의 고충을 비명계 의원들이 모를 리 없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가 당무 복귀 후 우선적으로 처리할 과제로 ‘통합’이 꼽힌다. 법원 영장심사 기각 직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두면서 이 대표의 당권은 더욱 공고해졌지만,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로 심화된 내홍은 여전히 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곧 이뤄질 최고위원 선정은 향후 당 통합에 대한 이 대표의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임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먼저 친명계와 지도부는 비명계 송 의원 사퇴 후 친명 원내지도부까지 꾸려진 상황에서, 남은 최고위원 자리마저 친명으로 채우게 됐을 때 제기될 당내외 비판을 우려한다.

앞서 이 대표도 강서구청장 보선 승리 이후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겠다”고 말한 바 있어 친명일색 지도부의 완성은 통합과는 배치되는 모양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중도 합리적 인사나 비명쪽에서 (최고위원을) 맡는 게 맞다고 본다”며 “당이 너무 일방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갑석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을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이상섭 기자

비명 의원들도 최고위 합류에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이 대표의 지지자들과 당내외 친명 인사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날 선 비판을 내놓고 있어 최고위원 자리를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최고위원 자리가) 최소한 비명으로 채워지진 않을 것 같다. 누가 집중 포화를 맞을 자리에 가겠다고 나서겠느냐”라며 “친명은 아니지만 비명 색깔이 옅은 초재선 의원을 임명하는 것이 이미지 상으로는 가장 좋겠지만, 너무 부담스럽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자리다. 본인에 대한 수박 당도만 더 높이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인물난에 민주당 지도부는 원외에서 적절한 인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안배 차원에서 충청권에 기반을 둔 박 전 구청장 임명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관계자는 “박 전 구청장이 구청장 당시 일을 아주 잘 했다는 평이 많다”며 “지난 4·7 보선 패배 후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을 때 비대위원을 맡은 경험도 있다”고 했다. 이어 “호남권 송 의원이 (최고위원을) 맡았었으니 이번에는 충청권에서 하는 것이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여성인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