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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4시간 운전” “밤샘 공부하고 참여”…열정 넘치는 대학 러닝크루들[2023마블런]
뉴스종합| 2023-10-15 12:26
카이스트(KAIST)에서 컴퓨터공학과 컴퓨터과학 박사 과정을 이수 중인 스웨덴 국적 데이비드 씨(26). 데이비드 씨는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문화광장에서 열린 '2023마블런'에 참가하기 위해 대전에서 서울까지 4시간을 운전해서 대회장을 찾았다고 했다.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오늘(15일) 오전 3시쯤 일어나 4시간 운전해서 대회에 참여했습니다. 피곤했지만 값진 경험이었어요.”

카이스트(KAIST)에서 컴퓨터공학과 컴퓨터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스웨덴 국적 데이비드(26) 씨는 이날 열린 ‘2023마블런’ 대회에 본교 런닝 크루 소속원 8명과 함께 참가했다. 한국에 온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데이비드 씨에겐 이전까지 마라톤 대회를 참여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평소 한국 문화에 대해 알아고픈 나머지, 지인들과 함께 주저 없이 이른 시간부터 대전에서 서울로 향했다. 데이비드 씨는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수천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것에 힘이 솟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뜻 깊은 대회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헤럴드(헤럴드경제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스포맥스코리아가 공동으로 주관한 ‘2023 마블런’이 개최됐다. 이날 새벽부터 여의도공원에는 참가자와 가족 등 8000여명이 모였다. 달리기에는 7500명이 참석했다.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3 마블런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와 함께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오전 8시부터 시작한 ‘2023 마블런’에 참가한 8000여명의 ‘히어로’들이 8시 40분 이후 속속 결승선인 여의도 공원에 도착했다. 마블런은 여의도 공원에서 출발해 서강대교를 건너 반환점을 돈 뒤, 여의도 공원으로 다시 돌아오는 10km 코스로 구성됐다. 지난 2019년 이후 4년만에 개최된 행사다. 특히 이번 행사는 현재 러닝 크루에서 활동하고 있는 멤버 및 인플루언서로 구성된 ‘로키’ 팀과 일반 참가자들로 구성된 5개의 ‘히어로’팀(캡틴 마블·캡틴 아메리카·헐크·토르·블랙팬서)이 기록을 겨루는 레이스 형태로 진행됐다.

이날 마블런 대회에는 다양한 대학 러닝 동아리원들이 참가해 행사를 빛냈다. 이달 중순부터 대학들이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나머지, 주말 늦은 시간까지 시험공부를 하다가 대회에 참가한 이들이 대다수였다.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공원문화의마당에서 열린 '2023마블런'에 참가한 이화여대 러닝 크루 '런이화(Run Ewha)' 소속 재학생들이 대회를 마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철 기자.

이화여대 러닝 동아리 ‘런이화(Run Ewha)’에선 이날 동아리원 5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해당 동아리 소속 재학생인 김지윤(24) 씨는 “내일(16일)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다. 오전 3시30분까지 시험공부를 한 뒤 2시간 쪽잠을 자고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오전 5시반쯤 일어났다”면서도 “10km를 1시간 5분 만에 완주해 빠른 기록을 세운 것은 아니지만, 완주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 다함께 뛸 수 있게 도와준 ‘런이화’ 학우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4.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문화광장에서 열린 '2023마블런'에 참가한 경희대 서울캠퍼스 러닝 크루 '경희랑달리기' 소속 재학생들이 대회 코스인 서강대교에서 찍은 기념사진. [송하연 씨 제공]

같은 날 마라톤을 뛴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러닝 크루 ‘경희랑달리기’ 크루장 송하연(23) 씨는 “(마블런이) 다른 마라톤과는 달리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는 대회여서, 크루원들도 ‘다함께 완주하자’는 마음으로 기록에 연연하지 않았다. 피니시 라인을 들어가는 데 목적을 뒀다”며 “아침 공기를 마시며 한강을 횡단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팀원들과 끝까지 웃으면서 달릴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중간고사를 앞두고 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시험 공부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며 “지인들과 다함께 땀 흘리고 좋은 추억을 쌓는 데 의미를 두었다.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챙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3.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문화광장에서 열린 '2023마블런'에 참가한 숙명여대 러닝 크루 '청파러너스' 소속 재학생들이 대회를 마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철 기자

숙명여대 러닝크루 ‘청파러너스’ 소속 재학생 강한을(23) 씨는 “58분 만에 대회 코스를 완주 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요즘 들어 몸이 무거워서 많이 속상했던 차였는데, 북돋아주는 친구들과 함께 뛰니 페이스를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3마블런’은 달리기 외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준비됐다. 곳곳에 마련된 캡틴 아메리카·헐크·아이언맨 등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10m 가량 긴 줄이 늘어지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한 손에 메달을 들고 한 손을 쭉 뻗어 마치 아이언맨 같은 자세를 취하고 인증샷을 찍었다. 로키로 변신해 망치를 내려치면 점수에 따라 상품을 증정하는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yckim6452@heraldcorp.com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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