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신인은 100만장·빅그룹은 1000만장…K-팝 1억장 시대 열린다
라이프| 2023-10-22 12:50
세븐틴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마침내 K-팝 음반 판매량 ‘1억장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이제 막 데뷔하는 신인 그룹들은 발매 일주일 만에 100만 장을 손쉽게 팔아치우고, 전 세계를 사로잡는 빅 그룹들은 단일 앨범을 500만 장, 많게는 1000만 장도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한국음반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올 1~9월까지 국내 음반 판매량 인기 400위까지의 K-팝 누적 음반 판매량은 총 8580만 장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음반 판매량인 8000만 장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전년 기록의 106%에 해당한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 연구위원은 “K-팝 위기론이 대두됐지만, 정량적으로만 보면 우려 자체가 우스울 정도로 놀라운 기록들이 나오고 있다”며 “올 한 해 피지컬 앨범 판매량은 1억 장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판매 총량이 1억1000만 장일 지, 1억2000만 장이 될 지가 관건이라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 한 해는 대형 그룹들이 줄줄이 컴백, 전 세계 각지에서 앨범을 팔아치우며 연일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 대중음악 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달성한 그룹은 단연 세븐틴이다. 세븐틴은 지난 4월 발매한 미니 10집 ‘FML’을 포함, 이전 발매 앨범들로 올 한 해 총 1104만3265장(2023년 1~9월)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FML’은 현재까지 총 627만 장이 팔리며 K-팝 단일 앨범 사상 역대 최다 판매량을 달성했다.

특이한 점은 올해 발매 앨범 뿐 아니라 지난해 5월에 나온 정규 4집 ‘페이스 더 선(Face the Sun)’도 95만 장 이상 팔렸다는 점이다. 세븐틴의 신규 팬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수치다. 승관, 도겸, 호시로 구성된 스페셜 유닛 부석순의 첫 번째 싱글 앨범 ‘세컨드 윈드(SECOND WIND)’(2023년 2월 발매)와 재발매된 구보들도 세븐틴의 ‘1100만 판매량’ 달성에 일조했다.

세븐틴이 23일 발매하는 11번째 미니앨범 ‘세븐틴스 헤븐(SEVENTEENTH HEAVEN)’ 선주문량도 자체 최다인 467만장을 넘겼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빅히트뮤직 제공]

세븐틴을 비롯해 강력한 팬덤을 확보한 보이그룹들의 컴백은 K-팝 음반을 최대 문화 수출품으로 올려놓고 있다. 지난 13일 컴백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정규 3집 ‘이름의 장: 프리폴(FREEFALL)’로 발매 첫날 192만7363장을 팔아치웠고, 일주일 만에 225만1959장의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5월 정규 3집 ‘★★★★★ (5-스타)’를 발매한 스트레이 키즈는 무려 513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보이그룹 뿐만 아니라 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 엔믹스, (여자)아이들 등 걸그룹과 그룹이 아닌 솔로 가수로서 올 한 해 활동한 방탄소년단 지민, 블랙핑크 지수가 ‘초동’ 100만장을 거뜬히 팔았다. 신인 그룹들의 기세도 상당하다. SM의 차세대 주자로 지난달 데뷔한 라이즈가 104만 장,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제로베이스원이 데뷔 첫날 124만 장을 판매해 가요계에 첫 발을 딛자마자 ‘밀리언셀러’가 됐다.

앨범 판매량은 호조를 보이나,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달 피지컬 앨범 판매량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나 감소했다.

스트레이 키즈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진우 위원은 “전체 수치는 좋지만,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 6월 이후 대(對) 중국 수출이 4개월 연속 급감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한 장기 불황으로 3개월 연속 수출 실적이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팝 음반 수출액은 총 1억3293만4000달러(한화 약 1783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대(對) 중국 수출은 매달 감소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K-팝 수출국 2위 자리를 미국에게 내줬다. 같은 기간 일본은 6~9월까지 수출 비중이 평균 50%를 웃도는 등 수출 실적이 개선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피지컬 앨범 수출에서 일본의 비중인 36%를 14%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김 위원은 “중국은 K-팝 음반 수출의 3대 시장이다. 현재 일본 시장이 워낙 커져 중국에서의 마이너스가 티가 안 나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표나지 않았던 구멍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 지역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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