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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업체, "이·팔 전쟁에 대중동 수출 타격"
뉴스종합| 2023-10-21 12:16

[헤럴드경제(대구)=김병진 기자]대구지역 업체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대 중동 수출이 타격을 받을거라는 우려가 나왔다.

20일 대구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이·팔 전쟁에 따른 대구지역의 대중동 해외투자·수출 현황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에서는 섬유직물, 자동차부품, 의료용기기, 공구류 등에서 수출 피해가 예상된다.

대구의 이스라엘 주요 수출품목은 자동차부품, 탄화텅스텐, 초경공구류, 인쇄회로, 공작기계부품 등이다.

지난해 기준 이들 5개 품목이 이스라엘 수출의 5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우·러 전쟁 당시 대구지역의 우크라이나, 러시아 수출은 전쟁 발발년도에 20%~40% 이상 감소했다.

이스라엘이 전쟁 당사국인 만큼 전쟁이 장기화되면 현지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이고, 이로 인한 이스라엘 수출도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 자동차부품 기업들은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 수출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이란 수출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한때 1억 4000만 달러(2014년)에 달했던 대구지역의 이란 수출은 미국의 경제제제 조치와 코로나 팬데믹 위기 등을 거치면서 지난해에는 692만 달러에 그쳐 90% 이상 감소했다.

올 들어서는 기저효과와 미국의 경제제재 일부 해제 등으로 이란 수출이 89% 이상 급등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환율 등 거시 지표의 변동성 증대도 지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팔 전쟁 전부터 두바이유 기준 지난해 말 78 달러에서 올 9월말 96 달러로 20% 이상 급등하는 등 조짐이 불안하다.

중동 사태로 인한 공급차질 우려 등으로 국제유가 향방이 더욱 불확실하게 됐고, 유가가 90 달러 수준 이상이 계속 유지된다면 국내물가와 기업 경영에 큰 압박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편 지역 기업은 2000년 이후 2023년 6월 현재까지 중동지역에 총 6713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직접투자 통계에 따르면 지역기업이 중동에 투자한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총 6개국이며, 현지 신규법인은 14개사다.

신규법인 14개사 중 7개사가 중동경제의 중심 국가인 UAE에 설립됐고 UAE를 거점으로 인근 중동 국가와 교역 활동 중이다.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인구 대국인 이집트와 경제 중심지인 UAE에 각각 59.5%, 37.3%를 투자해 이들 2개국이 중동지역 해외 투자의 96.8%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중동 전역으로 사태가 확산되고 전쟁이 장기화 될 것에 대비해 민관합동 수출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출신용보증한도를 최대 1.5배 확대하고 사고발생 시 신속보상이나 보험금 가지급 등을 시행하고 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지역기업들이 고금리와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힘겨운 상황에서 또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했다"며 "중동 정세가 계속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bj765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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