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결국 박정현”…친명지도부 강화한 이재명 선택, 비명계 다시 ‘부글’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10-29 07:1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택은 결국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이었다. 비명(비이재명)계 송갑석 의원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사태 뒤 사임한 공석을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원외 인사로 채우면서 최고위원의 친명 색채가 짙어졌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정책위의장에는 친낙(친이낙연)계 3선 중진 이개호 의원을 임명하면서 ‘계파 안배’도 고려했지만, 비명계의 공천 불안과 ‘불만’을 걷어내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비명계에서는 “이재명 대표야말로 ‘말따행따’(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9일 정치권에선 지난 금요일 이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인선을 두고 비명계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안배와 당내 통합이란 이 대표 인선 기조에 따른 결과라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민주당에선 지역 안배와 당내 통합 두 축을 인선 기준으로 검토한 결과, 박 전 구청장과 이개호 의원을 선임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충청권·여성·원외 인사인 박 전 구청장과 호남 지역구(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현역 의원인 이 의원으로 균형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역으로는 호남과 충청권, 당내 통합과 관련해서는 비명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지명직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을 배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해 왔다.

또 앞서 박정현 전 구청장이 유력하게 내정된 상황에서도 이 대표가 고심하는 모습을 길게 가져가기도 했다. 실제로 2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각 최고위원들이 이 대표에 추천 인사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등 재론하는 듯한 모습이 노출된 바도 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도부의 인선 논의와 관련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 두 분에 대해 최고위원들 의견이 일치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최종 선택이 박정현 전 구청장에 머무르면서 비명계 반발은 터져나오고 있다. 비명계는 앞서 이 대표가 박 전 구청장을 낙점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줄곧 인선에 반대해왔다. 친명을 표방하는 박 전 구청장이 친낙계 박영순 의원 지역구(대전 대덕) 출마를 준비 중으로, 박 전 구청장 임명이 곧바로 비명계를 향한 ‘공천 학살’ 예고편이라는 시각에서다.

이 대표는 박 최고위원 임명에 대해 비명계의 비판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글쎄 그 분이 왜 비판의 대상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그 분이 친명이냐. 저도 잘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

비명계 재선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말따행따(말 따로 행동 따로’다. 이 대표가 통합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면서 “말로는 통합이지만 친명일색으로 가겠다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친낙으로 분류되는 이개호 의장 인선에 대해서도 “그냥 중립적인 인사다. 이재명 체제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한 적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비명 중진의원도 “최고위 한 석 비명을 넣는다고 해도 이재명 대표 색깔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하물며 거기에 ‘친명 행동가’를 투입했으니 이재명 대표 색깔을 덧칠했다는 의미”라고 비판하며 “이개호 의장은 무색무취한 인물로 비명계를 고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총선 공천과정에서 핵심적인 실무를 맡게 되는 조정식 사무총장의 경우 체포안 가결 사태 때 사의를 표명했지만, 유임 기류가 흘러나오는 데 대해서도 비명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고작 두 자리였다. 이를 여전히 기계적으로 친명과 비명으로 나누고 통합이라고 한다면 통합은 요원하다”면서 “통합을 실천하고자 한다면 당장 조정식 사무총장을 비롯한 사무부총장들까지 사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책입없는 자리 한 개 선심쓰듯 나눠주며 통합이라고 한다면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며 “게다가 이재명 당대표 특보 명함을 들고 돌아다니는 자객들은 어떤가”라고 강조했다.

조 사무총장 사의를 반려한 것인지에 대해 이 대표는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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