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휴전은 없다”...지상전 속도 내는 이스라엘
뉴스종합| 2023-10-31 11:10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 규모를 확대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30일(현지시간) 폭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시티를 떠나고 있다. [AP]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위한 본격적인 지상작전에 돌입한 이스라엘이 가자시티를 비롯한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포위를 강화하며 지상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베냐민 베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은 항복을 하라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휴전’ 요구를 일축하며 대(對)하마스 전쟁을 지속할 것이란 방침을 재확인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지구 외곽에 도착했으며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이날 로이터는 목격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 탱크들이 가자지구 남북을 관통하는 주요 도로인 살라흐-알-딘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북부와 남부를 잇는 핵심도로를 차단함으로써 북부 포위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FP 통신 역시 이스라엘 탱크가 가자시티 외곽에 진입하고, 도시와 남부를 잇는 도로를 막았다고 전했다.

가자시티 동부지역을 향한 공습도 이뤄졌다. 일부 주민들은 이 지역에서 탱크를 동원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AP 통신는 “가자지구 북부와 동부에서 이뤄지고 있는 최근 군사 작전들은 모두 가자시티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밤새 가자지구 북부에서 작전을 확대하며 하마스 대원 수십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가자지구 무력충돌 와중에 건물과 땅굴 등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공격하려는 수십명의 테러범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다니엘 히가리 소장은 브리핑에서 “가지지구에서 확대된 지상전을 수행 중”이라며 “이스라엘군은 계획에 따라 가자지구에서 서서히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상작전에 투입된 병력의 구체적인 위치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지상작전을 시작한 지난 27일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진입한 지상군의 유도에 따라 600개 이상의 하마스 시설을 타격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현재까지 미성년자 3457명을 포함해 누적사망자가 8306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지상작전을 확대하면서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위기를 우려한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리사 도우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관리는 이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 전투를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릭 브래넌 세계보건기구(WHO) 지역긴급국장은 “(가자지구 내) 의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더 큰 규모의 인도주의적 대응이 가능토록 휴전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날도 휴전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회견에서 “휴전 요구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테러에, 야만에 항복하라는 것”이라면서 “가자지구에서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으로부터 진주만 공습을 받은 미국에 휴전을 요구하는 것에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작전과 하마스에 대한 압박만이 이스라엘 인질 석방에 대한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도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해 휴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현 단계에서 휴전은 오직 하마스를 이롭게 할 뿐”이라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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