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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시정연설’ 엇갈린 반응, 與 “여야 힘 모아야”…野 “아집 가득”
뉴스종합| 2023-10-31 11:34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양근혁 기자] ‘건전 재정’·‘약자 복지’ 국정기조를 재차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놓고 여야의 반응이 극명히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민생 경제’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며 시정연설에 힘을 실은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아집에 가득 찬 국정기조를 그대로 드러냈다”며 날을 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시정 연설에 대해 “불필요한 예산의 낭비를 줄이고 그 재원을 잘 활용해서 약자 복지를 더 촘촘하고 더 두텁게 하겠다는 것이 아주 분야별로 잘 드러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오늘의 시정연설이 오로지 ‘민생’을 위한 ‘소통’과 ‘협치’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당면한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주실 것을 거듭 당부했다. ‘민생 경제’의 국가적 위기 앞에 여야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회를 찾아 정부의 2024년도 나라 살림 설계를 직접 국민에게 설명하고, 예산 심의와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며 “내년도 예산안은 나라 살림 정상화를 위한 ‘건전 예산’이자, 약자에 대한 보호는 더욱 두텁게 하는 ‘친서민 예산’”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건전재정을 기조로 단순한 지출 줄이기를 넘어 국민의 혈세를 낭비 없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낭비 요인을 차단한 것”이라며 “불요불급하거나 부정 지출을 꼼꼼히 찾아 이를 조정하고,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를 더욱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확보, 일자리 창출 등에 더욱 집중해 ‘민생경제’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여야 함께 내년도 예산에 대해 충실히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 연설 전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반면, 민주당에선 윤 대통령의 이번 시정 연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의 연설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은 그야말로 아집에 가득 차 있는 국정기조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번 예산안 중 특히 문제가 심각한 건 국가 R&D사업 예산안”이라며 “전년 대비 90% 이상 감액된 사업만 34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연구개발 사업 특성상 이들 사업은 ‘지출 구조조정’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사업종료 또는 중단을 뜻한다”며 “‘약자복지’에 필요하다면서 ‘지출 구조조정’의 이름으로 정작 필요한 예산을 깎는다면, 이야말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하석상대’ 식 예산안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작 법무부, 감사원 등의 내년 예산안 총지출은 정작 1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정권의 사냥개는 키우고, 나라의 미래는 뿌리 뽑는 예산안”이라며 “국가의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예산안을 만들어 놓고 ‘욜로’ 운운하는 여당의 모습이야말로 위태로워 보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그러면서 “저를 비롯한 민주당의 모든 의원들은, 국가발전에 찬물을 끼얹는 예산안을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도 “‘예산안이 잘 짜여졌고, 지금 정부가 잘하고 있고, 앞으로 잘될 것이다’ 같은 장밋빛 전망만 (윤 대통령이) 주고 가셔서 별로 공감이 되진 않았다”며 “최근에 문제가 된 국정기조에 대한 비판과 민심에 대해 본인이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것들 등에 관한 객관적인 분석과 자기 반성이나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라는 이야기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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