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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재고 감소 한숨 돌린 삼성...메모리 회복세 기대 [삼성전자 3분기 확정실적 발표]
뉴스종합| 2023-10-31 11:37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제조 라인 내 직원 모습

삼성전자가 3분기에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바닥을 재확인했다. DS(디바이스 솔루션·반도체)부문은 3조7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반도체 재고 감소로 앞선 4조원대 적자에서 손실폭을 줄였다.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차세대 HBM(고대역폭 메모리),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하며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

스마트폰을 주축으로 SDC(디스플레이), 가전 등 DX(디바이스 경험)부문의 활약도 돋보였다.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5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며 실적을 견인했고, 아이폰15 시리즈 효과에 힘입어 디스플레이도 선전했다. 전장 사업을 맡고 있는 하만도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재고 정상화 DS, ‘사상 최대’ 시설투자·HBM 확대로 위기 넘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경우 올해 1~3분까지의 누적 적자가 12조6900억원 규모다. 그러나 계속된 실적 악화에도, 삼성은 사상 최대 수준의 설비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시설투자는 DS부문 10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7000억원 등 11조4000억원 규모다. 올해 53조7000억원으로 연간 기준 사상 최대 투자가 기대되고 있다. 반도체에서만 47조500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메모리의 경우 ▷평택 캠퍼스 3기 마감 ▷4기 골조 투자 ▷연구개발(R&D)용 투자 비중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업계 최고 생산 수준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파운드리의 경우 평택 생산능력 확대와 더불어 미국 테일러 공장 인프라 투자가 집행 중이다.

반도체 시장 회복과 삼성의 공격적인 투자에 따라, 4분기 이후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우선 메모리 칩의 경우 3분기에 고객사 재고 수준이 대체적으로 정상화돼 4분기에는 칩 가격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붐에 맞춰 삼성전자는 HBM3에 이어 내년 HBM3E 판매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10나노대 5세대(1b) 기반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등 수요 증가도 긍정적이다. 시스템LSI는 3분기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400’를 개발 완료했다. 내년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에 해당 AP 탑재를 노리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파운드리는 최근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의 경우 주요 고객사로부터 로직반도체와 HBM, 2.5D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 주문 등 다수의 패키지 사업을 수주했다. 2024년 본격적인 양산이 기대된다.

업계에선 4분기가 반도체 반등의 본격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 플래시 적자는 감소하고 4분기에 D램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1000만 시대 연 폴더블, ‘주역’으로= 전분기 대비 크게 오른 전체 영업이익에는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MX사업부의 역할이 컸다. 지난 8월 출시된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5·Z폴드5’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며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를 거의 다 메웠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8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갤럭시Z5 시리즈’ 효과를 톡톡히 봤다. 갤럭시Z5 시리즈는 출시 이후 주요 국가에서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우며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4분기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더블폰 신작 효과가 주춤해지는 동시에, 이달 경쟁사가 신제품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대신증권은 4분기 MX사업부 영업이익을 약 2조3600억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엔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한다.

TV·가전을 포함한 생활가전사업부는 3분기 3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분기(7400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줄었다. 전세계 가전 시장 침체 규모에 비해 상반기는 선방했지만, 3분기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4분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TV 시장도 회복세가 더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4분기 생활가전사업부 영업이익이 2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말 성수기 수요 선점을 공략하고 고부가·프리미엄 중심으로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전장을 맡고 있는 하만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내며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 3분기까지 누적 8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 3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1조원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800억원이었다.

▶디스플레이, 아이폰15 초기 물량 확보에 날았다=디스플레이(SDC)는 ‘아이폰15 시리즈’ 공급 효과에 힘입어 다시 한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 전 모델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4분기에도 실적 견인에 앞장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아이폰15 프로 모델 물량이 4분기에 더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SDC의 4분기 컨센서스는 약 1조5000억원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4분기 매출 약 70조원, 영업이익 약 3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6조원대 중후반으로 예측된다. 김민지·김지헌 기자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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