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지난해 중순부터 러시아 무기 지원 정황 식별돼
  “北 정권 안정·겨울나기 위해 식량 우선 받을 가능성”

군 관계자는 2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했다는 정황이 지난해 중순부터 식별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TASS]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이미 알려진 재래식 포탄은 물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까지 지원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2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한 정황이 지난해 중순부터 식별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수개월 만에 북한의 지원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직전인 지난 8월부터 북러 간 해상을 이용한 무기거래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이 포착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는 이전까지 알려졌던 것보다 규모도 크고 다양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로 보낸 컨테이너는 총 2000여개로 추산된다”며 “여기에 122㎜ 방사포탄을 적재했다고 가정시에는 20만 발 이상, 152㎜ 포탄으로 가정시에는 100만 발 이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에 보낸 컨테이너가 1000개에 달하며 컨테이너마다 300~500발의 포탄을 싣는다고 가정할 때 30만~50만 발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와 장비류도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양국간 호환이 가능한 122㎜ 방사포탄과 152㎜ 포탄 등과 T계열 전차 포탄, 방사포와 야포, 소총 및 기관총, 박격포, 그리고 휴대용 대공미사일과 대전차미사일 등”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단거리탄도미사일도 지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대남 탄도미사일 도발에 활용해온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KN-24, 그리고 초대형방사포 KN-25 등 이른바 ‘SRBM 3종 세트’도 포함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대신 세 번째 발사를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관련 기술을 비롯한 군사적 협력과 식량 등 경제적 협력을 반대급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것은 위성기술 지원과 핵 관련 기술이전 및 협력, 전투기 또는 관련부품 지원, 방공시스템 지원, 노획한 서방무기 및 장비 등으로 추정된다”면서 “정권 안정을 도모하고 올 겨울을 나기 위해 식량과 유류 등을 우선 지원받고 향후 군사기술 이전과 재래식 전력 현대화 지원, 연합훈련 등을 추가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도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 선박과 수송기를 활용해 포탄 등 각종 무기를 10여 차례 수송했다며 100만 발 이상의 포탄이 반출됐을 것으로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무기 운용 방법을 전수하기 위해 방사포전문가를 중심으로 대표단을 러시아에 파견했으며, 반대로 전투기와 여객기 등 항공기를 들여오기 위해 러시아에서 비행·정비 위탁교육을 받을 대상자를 선발중이라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