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내우외환 증시...예탁금·빚투 모두 말라간다
뉴스종합| 2023-11-03 11:08

고금리 장기화에 국내 주식시장도 하락세를 이어가자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과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융자잔고 모두 감소세가 뚜렷하다. 이와 달리, 머니마켓펀드(MMF)나 파킹형 ETF(상장지수펀드) 등 단기 투자 상품에만 뭉칫돈이 몰리면서 투심도 잔뜩 위축된 분위기다.

3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일 기준 46조120억원을 기록했다. 10월 첫 거래일(52조2467억원)과 비교하면 최근 한달 간 6조2348억원이 증시를 빠져나간 셈이다. 3월 3일(45조6464억원) 이후 최저치다. 또 올해 투자자예탁금이 가장 컸던 지난 7월 27일(58조1991억원)과 비교하면 12조1871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등을 매수하기 위해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에게 맡긴 자금을 의미한다. 언제든 주식시장으로 투입될 수 있어 증시 대기자금이라고 불린다. 올해 하반기 일평균 투자자예탁금은 51조3357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달 중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를 기점으로 46조원대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빚투’ 역시 연초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 융자잔액은 지난 1일 16조7422억원으로 한 달 전(19조3143억원)과 비교해 2조5721억원(13.3%) 감소했다. 2월 10일(16조6148억원) 이후 최저치다. 연중 최고치인 8월 17일(20조3880억원)보다는 3조6458억원이 줄었다. 신용거래 융자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살 목적으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빚투도 잠잠해진 분위기다. 월 평균 신용거래 잔액을 살펴보면, 올해 1월 15조9119억원에서 시작해 4월 19조원대까지 급증하다 8월 들어 20조원대를 넘어섰다.

상반기 국내 증시를 휩쓸던 2차전지 등 테마주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9월(20조1083억원) ▷10월(18조1785억원) ▷11월 1일(16조7422억원)으로 내림세를 타고 있다. 이렇다 할 증시 주도주도 없어 투자자들의 기대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활력을 나타내는 거래대금도 말라가고 있다. 올 7월만 해도 하루 평균 14조원을 넘었던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8월 들어 10조원대로 뚝 떨어지더니 9~10월 8조3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올7~8월 하루 평균 12조원이 넘었던 코스닥 거래 대금 역시 이달 들어 6조836억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최근 증시 주변 자금이 급감한 배경엔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주가조작 사태 등 대내외 악재가 쌓이면서 투심도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영풍제지 사태와 같이 미수거래를 악용한 사례가 또다시 드러나자 증권사들도 일제히 ‘빚투’ 문턱을 높였던 움직임 역시 신용거래가 줄어든 요인으로 꼽힌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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